李대통령, 오월 영령 앞에서 눈물…"국가폭력 희생자 국가가 책임"

취임 후 첫 5·18 기념식 참석…'계엄 흉탄' 스러진 소년 3명에 헌화
"민주주의·조국 위한 희생"…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제 약속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6.5.18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한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광주를 찾아 희생자들이 묻힌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굳은 표정으로 참배하던 이 대통령은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김혜경 여사와 함께 찾아 참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권오을 보훈부 장관,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 정부 주요 인사와 청와대 참모진들이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검은 정장·넥타이·구두 차림으로 5·18 민주묘지에 도착해 추념문을 통과해 추모탑에 헌화했다.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 및 정부·참모들과 함께 엄숙한 표정으로 묵념을 한 뒤 5·18 영령이 묻힌 묘지로 이동했다.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의 총탄에 유명을 달리한 고(故) 박인배 씨 묘소를 참배한 이 대통령은 흐느끼는 유족의 어깨를 토닥이고, 두손을 맞잡으며 위로를 건넸다.

이어 불과 15세의 나이로 시위에 참가했다 계엄군에 희생된 고 양창근 씨 묘소를 찾은 이 대통령은 민주묘지 관리소장으로부터 양 씨의 약력을 주의깊게 청취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양창근 군 묘소 참배 후 세 번째 희생자 묘소인 고 김명숙 씨 묘소로 이동하던 중 흰 장갑으로 눈을 훔치며 오월 영령들의 희생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씨 역시 서강여중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당시 전남도청 인근에서 계엄군의 흉탄에 숨을 거두었다.

1962년생 박인배 씨, 1964년생 양창근 씨, 1965년 김명숙 씨 등 미성년의 나이로 계엄군에 저항하다 숨진 세 명의 열사를 참배한 이 대통령은 민주묘지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5·18정신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을 찾아 故 박인배 묘역에 헌화한 뒤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6.5.18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도 "이곳에 오기 전 들렀던 국립 5·18 민주묘지에는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진 고 양창근 열사가 잠들어 계셨다"며 "짓밟힌 조국의 정의에 누구보다 아파했을 오월의 소년은 등록신청을 대신할 직계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 5·18 민주유공자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 제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이 대통령은 "이제 정부가 국가폭력 희생자 한분 한분의 가족이 되겠다"며 "불굴의 투지로 민주주의와 조국을 지켜낸 분들이 단 한명도 외롭게 남겨지지 않도록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사를 마친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한 뒤 행사장을 떠났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