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식당 사장이 백신 확인하나"…설채현, 반려동물 규제 정조준

총리실 정책위 첫 회의서 쟁점…식약처 개선 요구

설채현 대한수의사회 대변인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반려동물 정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6.3.30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왜 식당 사장이 반려동물 백신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까."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를 둘러싼 '예방접종 확인' 규정이 30일 국무조정실 산하 반려동물 정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회의는 KTV, 총리실TV, 김민석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설채현 수의사(놀로동물행동클리닉 원장)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일부터 시행한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와 관련해 '예방접종 확인' 규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나는 수의사이자 보호자이고,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 당시 동반 카페를 운영하며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며 "제도 시행 전에도 많은 음식점과 카페가 반려견을 받아왔지만 지금은 괜히 행정처분을 받을까 우려해 '노펫존'으로 돌아서는 업주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수공통전염병 차원에서 보더라도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건 광견병인데, 이는 물림으로 전파되는 질환이고 국내에서는 20년 넘도록 발생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식당 사장에게 예방접종 확인 책임을 지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미 일정 수준 규제를 완화해도 현장이 문제없이 운영된다는 것은 충분히 확인됐다"며 "실제 발생한 문제가 있는지 분석하고 그에 맞춰 기준을 보완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반려동물 정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3.30 ⓒ 뉴스1 임세영 기자

이날 회의에서는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 △국가 봉사견 은퇴 후 관리 △복지시설 입소 및 위기 상황 시 반려동물 돌봄 등 세 가지 안건이 논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가 참여해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반려동물을 어느 부서에서 담당해야 하는지를 두고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까지 논의가 될 만큼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 즉 사람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기준으로 주요 의제를 정리했다"며 "현재는 특정 부처 하나가 전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기존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역할은 유지하되 총리실 산하 반려동물 정책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정책을 다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희경 대표가 30일 국무조정실 주최 반려동물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설 수의사의 문제 제기에 대해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도 공감 입장을 밝혔다.

조 대표는 "동물단체 대표이자 반려인으로서 식당 동반 제도를 통해 반려인들의 불편을 줄이려 한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예방접종 여부를 영업주가 확인하도록 하는 구조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견을 카페나 음식점까지 데려가는 보호자라면 이미 가족처럼 돌보며 백신도 자발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업주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불필요한 절차"라고 지적했다.

또 "이 제도는 영업자의 선택 사항"이라며 "반려동물을 받는 것이 이익이라면 선택하는 것이고 불편한 사람은 해당 업소를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식약처는 예방접종 확인을 "최소한의 신뢰 장치"로 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반려인도 함께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불안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예방접종 여부는 안전을 위한 최소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업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호자가 수기 또는 QR 방식으로 직접 표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설 수의사는 "공중장소 이용을 위해 백신을 별도로 증명하는 방식은 현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형식적인 절차가 되거나 오히려 이용을 주저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윤주 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대표가 30일 국무조정실 주최 반려동물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조윤주 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대표는 제도 보완 필요성을 짚었다.

조 대표는 "반려동물 동반 제도 도입 자체는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도 "우리나라 규정은 일부는 해외보다 엄격하지만 필요한 기준은 빠져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리장 칸막이 같은 구조적 규정보다는 비반려인을 배려하는 실질적인 기준 중심으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제도 보완에 나설 계획이다.

김용수 국무조정실 제2차장은 "오늘 제기된 의견을 각 부처와 함께 점검해 구체화하겠다"며 "특히 식약처가 외국 사례 등을 참고해 보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보완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해피펫]

김민석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반려동물 정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3.30 ⓒ 뉴스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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