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발 봉투 대란까지…靑 나프타 비축 체계 구축 나선다
현행법상 나프타 비축 근거 없어…"상황 정리되면 법 개정 검토 시작"
석화업계도 필요성 공감…정부, 수출통제·러시아산 수입 나서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청와대와 정부가 중동사태를 계기로 나프타 비축 체계 구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와 달리 나프타는 비축 체계가 없어 이번 중동전쟁과 같은 변수 발생 시 곧바로 수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
2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와 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과 관련한 시행령과 고시를 개정해 나프타 비축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유분으로, 이를 열분해 하면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을 비롯해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기초 유분을 얻을 수 있다. 해당 유분을 가공해 만드는 것이 플라스틱, 비닐, 고무 등 제품이다.
나프타는 일생 생활에 쓰이는 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원료지만 그간 경제안보 품목으로 여겨지지 않아 별도의 비축 체계 없이 관리돼 왔다. 하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해 국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나프타 수급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행 제도상 비축 품목은 원유·휘발유·등유·경유·중유·항공유·프로판·부탄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동 사태가 나프타 수입에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 종량제 봉투 사재기로 인한 품절 대란도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는 석유사업법 및 시행령·고시 개정으로 나프타를 비축 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부에서도 나프타 비축 체계 구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나프타는 경제안보 품목이 아니어서 비축 필요성까지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번 중동 상황이 정리되면 법 개정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에도 나프타 비축 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된 바 있으나 당시에는 석유화학 업계의 부당 가중을 이유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업계에서도 비축 체계 구축을 먼저 요청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을 때도 석유화학 업계에서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한 제도 기반 마련 등 국가 차원의 비축 체계 구축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나프타를 한시적으로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고 공급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지난 27일부로 국내 나프타의 수출을 전면 통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나프타 수급과 관련해 "현재 미국이 러시아 석유류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한 달간 풀어놓은 상황"이라며 "러시아든 다른 나라든 가능한 부분에서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산 수입을) 지금 검토 중이고 일부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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