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회장 등 '횡령·금품수수·청탁금지법' 적발…정부, 수사 의뢰
특별감사반, 강 회장·핵심 간부 전횡·방만경영 대거 확인
특혜성 대출·수의계약·분식회계 등…96건 제도개선 추진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정부가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조합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공금 유용과 특혜성 대출·계약 등 각종 비위 정황을 대거 적발했다. 정부는 위법 소지가 큰 14건을 수사의뢰하고 제도 개선 등 96건의 후속 조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은 농림축산식품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감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구성한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이 지난 1월 26일부터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조합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문제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선행 감사의 후속 조치로,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운영 실태 전반과 함께 추가 사실 확인이 필요했던 38건, 익명 제보 등을 토대로 선정된 12개 회원조합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농협 핵심 간부들의 위법 행위와 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가 내부 통제 장치 부실과 금품에 취약한 선거 제도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강호동 현 중앙회장은 농협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준 조합장과 임직원 등에게 선물과 답례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부 부서를 통해 기념품을 확보해 조합장 등에 배포한 의혹도 제기됐다.
강 중앙회장은 취임 1주년 기념 명목으로 지역 조합 운영위원회로부터 약 580만 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받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있다.
농협재단 핵심 간부는 사업비와 포상금을 빼돌려 사택 가구와 명품 지갑, 골프용품 등을 구입하고 자녀 결혼식 비용, 개인 운전대행 서비스 등으로 사용하는 등 약 1억3000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중앙회 핵심 임원이 중앙회장 선거 관련 비판 기사를 막기 위해 특정 신문사에 광고비 1억 원을 집행한 의혹도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강 중앙회장과 임원들은 타 협동조합과 비교하여 최소 3배 이상 많은 퇴직금을 받고 있으며, 기준보다 넓고 고가인 업무용 사택을 제공받고 있었다.
특혜성 대출과 투자 사례도 확인됐다. 중앙회는 신설 법인에 대해 사업성 검증 없이 145억 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취급했으며 현재 연체가 발생한 상태다.
물류센터 건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운영 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며 1100억 원 규모 대출을 실시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와 함께 자회사들이 경쟁 입찰이 가능한 용역 계약을 특정 업체와 10년 넘게 수의계약으로 체결하거나, 사내 온라인 구매 시스템을 활용해 수의계약 금지 규정을 우회하는 관행도 확인됐다.
회원조합에서는 분식회계와 채용 비리, 특혜성 대출 등 부실 운영 사례가 드러났다. 한 조합은 연체 대출 금리를 임의로 낮추고 부실 채권을 정상 채권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적자를 숨긴 뒤 배당까지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회는 지출항목을 사전에 정해놓지 않는 예산이 배정예산의 약 60%에 이르고, 지출항목을 미리 정해놓은 예산조차 총회의결을 거치지 않고 변경 집행하는 등 농협법에 규정된 예산원칙을 위반하는 예산운영을 하고 있었다.
일부 조합에서는 면접관에게 특정 응시자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의 채용 청탁, 비상임이사 배우자 업체와의 특혜 계약, 조합장의 '셀프 징계' 등 권한 남용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공금 유용, 특혜성 대출·계약, 분식회계 등 위법 소지가 큰 14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의계약 관행 개선과 예산 집행 통제 강화 등 96건의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특별감사 결과와 농협개혁추진단 논의를 토대로 농협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방침이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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