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사법개혁, 썩은 일부의 외과시술적 교정…상처·갈등 최소화"

"사법부정, 전체 아닌 일부의 문제…양심적 법관이 대다수"
"전체 싸잡아 비난·개혁 대상 몰면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워"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준장 진급 장성 삼정검 수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6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사법부 개혁과 관련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며 "문제를 제거하고 문제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들이 의욕을 잃거나 상처 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 49분쯤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올려 "개혁은 외과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며 "공직사회에 문제가 많다지만 구성원 모두의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희대 사법부를 넘어 법원 전체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려 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와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부패하고 부정의한 조직으로 비난받는 조직도 대개는 미꾸라지 몇 마리가 우물 흐리는 것처럼, 정치화되고 썩은 일부의 문제이지 대다수는 충직하게 공직자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성원 모두가 그랬다면 오늘 같은 대한민국의 발전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법원에도 정치적 사적 때문에 정의를 비트는 경우가 있지만, 사법정의와 인권보호를 위해 법과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판결하는 법관들이 훨씬 많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십 년간 법정변호를 생업 삼아 수천건의 송사를 하였지만 악의적 왜곡으로 의심되는 판결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고, 대다수 법관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의와 진실을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의 사법 신뢰도는 세계적 수준이라는 게 법조인으로서 저의 믿음이었고, 개인적 경험으로 보더라도 그렇다"고 밝혔다.

"법원, 법과 양심 따라 판결, 지금도 믿는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로 사법부의 독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시민운동과정에서 부동산 비리 기득권과 부딪치면서 시작된 부패 검찰의 수사·기소권 남용으로 오랫동안 기소와 구속영장 청구가 반복되었지만 양심적 법관들의 정의로운 판결 덕에 제가 지금껏 살아남아 대통령 직무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2018년 12월 검찰이 저를 허위사실공표 공직선거법위반 3건, 형님을 강제입원시키려 했다는 직권남용죄 1건 등 총 4건이나 기소했지만 결국 다수의 법관들이 무죄판결 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또 윤석열 정권 때는 일부 정치검사들이 배임죄, 뇌물죄, 위증교사죄, 허위사실공표죄 등으로 기소했다고 나열하면서 "저는 검찰이 기소할 때마다 결국 법원이 법과 양심에 따라 무죄판결할 것으로 믿었고 지금도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의 구속영장에 국회가 가결 동의했을 때 서슬 퍼런 윤석열 정권 치하이고 윤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대다수였으니, 영장판사가 정권과 대법원의 압박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영장판사의 용기 있는 판결로 구속영장은 기각되어, 또 한 번 기사회생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준장 진급 장성 삼정검 수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6.3.6 ⓒ 뉴스1 허경 기자
"사법부정은 법원 전체가 아니라 일부의 문제"

이 대통령은 사법부정은 전체가 아닌 '일부'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 역시 저를 기소할 때마다 법원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며 "검찰은 증거도 논리도 없는 사건을 대량 기소해 놓고 재판 지연을 위해 증인을 수백명(성남FC사건은 578명) 수십명씩 신청하며 시간을 끌었는데 조기에 결론나는 것을 막고 저를 법정에 가둬두려 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이 그나마 유죄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굳이 분리해 신속진행한 위증교사 사건은 재판부가 검찰의 기대와 달리 무죄를 선고해 또다시 제가 살아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증인을 50명 넘게 신청하며 2년이 넘도록 질질 끌던 선거법사건은 이해하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재판장이 바뀐 후,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유죄에 심지어 징역 1년이라는 황당한 판결이 났지만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 판례에 충실하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또다시 기사회생 했다"고 했다.

아울러 "저의 대한민국 사법부 전체에 대한 일반적 신뢰는 인혁당이나 조봉암 사건같은 사법살인범죄, 선거법 1심판결이나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상당히 훼손되긴 했지만, 구속영장 기각이나 위증교사판결 선거법사건 항소심 무죄판결에서 보는 것처럼 사법부정은 법원 전체가 아니라 일부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개혁으로 인한 상처· 갈등 최소화…조심 또 조심"

이 대통령은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검찰 개혁이든, 노동·경제개혁이든, 언론개혁이든, 법원개혁이든 그 무슨 개혁이든 그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어려운 개혁이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되, 개혁으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며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제 나름 고심의 결과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지난하고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면서 "더디고 힘들더라도, 시간이 걸리고 조금 마뜩지 않더라도 서로 믿고 격려하며 든든하게 함께 가 주시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