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美 관세 위법판결에도 대미투자특별법 진행…신중 태도 유지
통상 불확실성…안보·보복성 관세 등 우려에 "우호적 협의 지속"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판결로 상호관세는 효력을 상실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를 발동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21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언론 공지를 통해 "미 연방 대법원 판결 내용 및 미국 정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에 가장 부합한 방향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상 대통령에게 임의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해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으로 본 1·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청와대는 이날 오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대미 통상현안 관계 부처 회의를 열고 상호관세 판결 관련 상황 점검 및 대응계획을 논의했다.
청와대 회의에 앞서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부처들도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회의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통상 불확실성 최소화에 나서면서도 향후 상황을 고려하며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미국 사법부의 판결로 국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과 대미 수출 여건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한미간의 특별한 동맹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한다"며 "(대법원판결을)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도 예고한 바 있다"고 신중한 대응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에 따라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등이 근거를 잃었기 때문에 재협상이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미국 정부에 그동안 낸 관세를 환급받아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경북 포항에서 열린 'K-국정 설명회'에서 "기본적으로 관세 협상은 미국 법에 기초해서 운영되는 미국 정부가, 한국법에 기초해서 하는 한국 정부와 딱 법적인 이유만을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고 양쪽의 무역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한 정치·경제 협상으로 결론이 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상호관세 문제가 단순히 경제 문제가 아니란 설명으로 풀이된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15%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원전, 핵추진잠수함 등 안보 분야 사안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무역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나 철강 등에 부과하는 품목 관세 확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외국 정부의 불공정한 정책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보복성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하는 것들을 추진하면서, 신중하게 상황에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회의에서도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입법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고, 여야도 일정대로 법안 심사를 할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성급하게 나서기보다는, 미국의 조치가 나오면 그에 맞춰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은 한국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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