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AI지능 금방 복제, 전기는 안돼…전력망 국가 핵심 인프라"

"코드 아닌 연산 자원·전력 확보 경쟁…전기 안 흐르면 미래 멈춰"
"지능 수입국-생산국 기로…칩과 전력으로 대한민국 도약해야"

김용범 정책실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2.4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7일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전력망을 꼽으며 전력산업 구조 대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실장은 "전력망을 안보 인프라로 보고 국가 재정을 투입하고, 민관 협력을 제도화하며, 안정적 운영을 책임질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일"을 강조하며 "전기가 흐르지 않으면 미래도 멈춘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AI는 이제 코딩이 아닌 전기의 전쟁이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송전망 등 전력망 구축의 적기·적시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대규모 전력 수요 시대를 앞둔 극한 위기감을 설파하며 신규 원전 논의에 전향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기대하는 관측도 나온다.

김 실장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킨다'는 말을 믿어왔다.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가치를 독점하는 시대였다"며 "하지만 AI는 그 문법을 바꾸고 있다. 이제 경쟁력은 코드의 세련됨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연산 자원과 전력을 확보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AI는 더 이상 추상적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다"라며 "거대한 장치 산업, 다시 말해 '물리의 산업'이다"라고 규정했다.

김 실장은 △가치 사슬의 이동: 지능보다 인프라 △2. 앤스로픽의 역설: 지능이 흔해질 때 △한국의 분기점: 우리는 무엇을 수출하는가 △4. 칩의 패권: 병목을 쥐는 나라가 이긴다 △5. 에너지 아키텍처: 전력망은 안보다 등 5가지 논거를 들며 대대적 전력망 확충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그는 "모델 성능은 결국 얼마나 많은 연산을 투입했는가에 좌우된다. 알고리즘은 빠르게 공유되고, 기술 격차는 금세 좁혀진다"며 "하지만 대규모 인프라는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이제 희소한 것은 코드가 아니라 GPU, 메모리, 전력, 송전망 같은 물리적 자원"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지능이 흔해질수록 결국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그 지능을 돌리는 칩과 전력"이라며 "AI는 예술적 알고리즘 경쟁이 아니라 자본과 물리 인프라의 체급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전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AI가 요구하는 규모와 속도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느냐"라며 "발전 설비의 총량 확대는 물론 송배전망과 입지, 인허가 속도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김 실장은 "칩은 이제 단순 부품이 아니라 지능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 자산"이라면서 "AI는 전기를 소모하는 산업이 아니라, 전력을 고부가가치로 전환하는 산업이다. 전력망은 더 이상 지역 민원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격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산지소 원칙을 분명히 하고, 전력 생산 지역이 산업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송전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체계는 법과 제도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보상과 갈등 관리가 제도 문구에 머물지 않고 신뢰를 만드는 구조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발전소와 송전망, 반도체 공장은 하루아침에 복제되지 않는다"며 "AI는 더 이상 기술 정책의 일부가 아니다. 산업, 에너지, 재정, 국토 전략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계속 지능을 수입하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칩과 전력을 전략 자산으로 삼아 지능을 생산하는 나라로 도약할 것인가"라며 "12차 전력공급기본계획과 전력산업 구조개혁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지능 수입국’으로 남을지 '지능 생산국'으로 도약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덧붙였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