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장→군기반장' 자청…화끈해진 金총리, 역할·보폭 확대 예고

'내치→외교' 역할 확대·직설적 언급…"총리 역할 몇 배 강화돼야"
일각선 '당권 도전' 추측…'명청 갈등' 반사이익 전망도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2.2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최근 '정부의 군기반장'으로 나서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 초기 이재명 대통령의 '참모장'을 자청하던 것과 달리 역할 확대를 예고하며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당권 주자로 불리는 김 총리의 행보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통령 간의 이른바 '명청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8일 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지난해 6월 총리 지명 이후 첫 기자간담회부터 이재명 정부와 국민의 참모장이 돼 국정 안정에 힘쓰겠다고 밝히며 '내치'에 힘써왔다.

참모장은 통상 참모들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용어로, 참모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휘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일을 하는 만큼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고 지휘관의 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 이로 인해 본인의 능력도 지휘관의 능력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김 총리는 취임 이후 행사나 회의 등이 열릴 때마다 본인보다는 이 대통령의 생각이나 의지, 행동 등을 언급하며 국정 운영을 보좌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김 총리의 최근 행보를 보면 취임 초와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을 돌면서 정부 국정성과·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K-국정설명회를 주재해 왔고, 지난 3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군기반장 노릇을 시작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김 총리는 간담회에서 "대통령 리더십 하에 총리 역할도 몇 배 강화돼야 한다"며 "헌법상 책임총리 개념으로 이해하는 '외교는 대통령, 총리는 내치'라는 개념이 옳다고 보지 않고, 외교와 내치를 망라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좌하고 명을 받아 국정을 총괄하는 게 (총리)"라고 설명했다.

최근 김 총리가 방미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외교 활동을 펼친 것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의 방미는 취임 첫 해외 일정이자, 1987년 민주화 이후 총리의 첫 단독 미국 방문이다.

지난 6일에는 범정부 차원에서 청년정책을 직접 챙기기 위한 제1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청년 세대와의 소통 확대를 예고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 우재준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장과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을 초청하며 사실상의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총리의 발언도 보다 직설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에 관해 "(합당 논의가)이런 방식으로 이런 식으로 진행될지는 몰랐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민주당의 근본 정체성을 변경시키거나 명칭 변경을 시키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논의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김 총리의 행보가 오는 8월 민주당 대표 선거 출마를 대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당대표가 로망'이라고 밝힌 점, K-국정설명회 대부분 민주당 시·도당 행사나 호남을 중심으로 열린 점 등이 그 근거로 꼽힌다.

민주당의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논란 등으로 인해 명청 갈등이 재점화되는 것을 두고도 김 총리의 차기 당권 도전에 힘이 실릴 것이란 여권 반응도 나온다.

다만 김 총리는 "책임감을 높여서 국정에 전념하겠다"며 "(서울시장, 당대표 선거 등) 논의는 당질서 속에서 논의될 거라고 보고, 이후 소환되거나 노출되거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총리실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부에서 펼쳐놓은 정책들을 수확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것보다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가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하에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