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세 압박 트럼프 설득 총력전…靑 "대미 투자 준비중" 달래기
특별법 통과 전 사전 검토 착수…김정관 급파 등 고위급 협상
대미투자특별법 이르면 이달 처리…국회도 입법 지원 속도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에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국회에 대미투자특별법이 계류 중이지만 미국이 제안한 투자 프로젝트 사전 협의와 예비 검토에 착수하며 관세 합의 준수를 설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2일 정부와 청와대에 따르면 정부는 국회 특별법 처리에 대비해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대상과 일정, 절차 등을 실무 차원에서 조율하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준비 중이다.
실제 집행은 입법 이후에 이뤄지더라도, 구체적 투자 계획을 미리 정리해 법 통과 직후 즉각 이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대비한다는 취지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지난달 28일 "특별법 통과 이전이라도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 검토 등 사전 준비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며 "법 통과 직후 바로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대미 투자 집행 준비 착수는 관세 재인상 현실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세 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방하고, 수출·무역 불안정성 해소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고위급 통상 협의로 미국 측의 오해를 불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두 차례 회동을 갖고 대미 투자 이행 일정과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며 한국산 자동차와 의약품 등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한미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국내 방산 산업 수주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이던 김 장관을 미국으로 급파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의 첫 회동 직후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미국이 관세 인상을 위한 관보 게재 절차에 착수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내각회의에서 "미국의 관세는 매우 친절한 수준이며 훨씬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수출 산업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외교·통상 역량을 총동원 중이다. 국회도 여당을 중심으로 입법 지원에 나섰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1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은 2월 말이나 3월 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상임위 논의를 거쳐 일정 준수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환율 관찰 대상국 지정은 즉각적인 제재 조치는 아니지만, 향후 환율 정책을 불공정 무역 행위로 문제 삼는 근거로 활용하는 추가 통상 압박 카드로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재무부가 무역 상대국들이 외환 개입과 비시장적 정책·관행을 통해 통화를 조작하고 불공정한 무역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무역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무역 상대국의 통화 정책과 관행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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