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청와대에서 되돌아본 李 정부 7개월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 1년 차가 마무리됐다.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는 이 대통령의 언급처럼,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을 거쳐 탄생한 이재명 정부의 지난 7개월은 숨 가쁘게 전개됐다.

취임 직후부터 한미 관세 협상과 민생 회복, 정상외교 복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등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었다. 이 대통령이 각종 회의에서 "공직자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공직 사회를 독려한 것은 눈앞의 과제를 해결해 경제·사회를 하루빨리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절박함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 전반의 현안에 모두 등장해왔다. 산업재해 예방을 외치며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수시로 상황 보고를 받는가 하면 서울 명동에서의 반중 집회, 정당의 혐오 표현 현수막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처음으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는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주문했고, 우리나라의 생리대 가격이 높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굵직한 외교·안보·경제 정책부터 국민의 실생활과 연관된 문제들까지 대통령의 지시와 주문이 전달됐다. 심지어 지역별 타운홀미팅에서 주민들의 민원을 듣는 역할도 자처했다.

이재명 정부 7개월간 굵직한 성과도 적지 않다. 한미 통상·안보 협상을 마무리했고, 경제성장률 반등과 코스피 4000시대를 열었다. 정상외교도 복원했다. 혹자는 계엄으로 얼룩진 전 정권의 기저효과라고 하지만 빠른 시간 안에 대한민국을 정상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성과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집권 2년차에 들어선다. 국가 정상화에 이어 체질 개선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미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6대 핵심 분야 구조개혁도 대통령이 내년부터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과제로 4년 반 뒤 이재명 정부를 평가하는 척도도 개혁의 성패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지난 7개월간 국정운영을 보면 디테일에 강한 리더십을 무기로 큰 개혁과제까지 움직이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처리해 성과를 만들자'는 모토를 가진 이 대통령에게 이같은 국정운영 방식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 대통령이 '일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며 만기친람(萬機親覽)형 국정운영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만기친람이 지나치면 국정에는 대통령만 남게 된다. 생중계로 공개되는 국무회의는 각료들의 토론보다는 대통령의 문제 제기와 지시, 주문이 중심이 된다. 국정 운영 속도는 나겠지만 실무선의 의견이 대통령의 목소리에 가려질 가능성도 높다.

집권 1년차에 "벌써 임기의 10분의 1이 지났다"며 공직사회에 분발을 촉구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집권 2년차를 맞는 2026년엔 세밀한 정책 설계와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숙고와 숙의'의 시간이 더 중요해 보인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