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집트와 111분간 정상회담…'경제·방산·평화' 협력 논의

"북핵 고도화 방치 안돼"…한반도 비핵화 지지 요청할 듯
'중동-이집트 관문' 이집트와 방산 협력 밀착 주목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17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4개국 순방을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5.1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카이로(이집트)·서울=뉴스1) 심언기 한재준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이집트 협력 관계를 한차원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분쯤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이어 11시 11분쯤부터 알시시 대통령과 단독회담에 돌입했다. 양국 정상은 11시 46분까지 35분간 단독회담에 이어 확대회담으로 논의를 연장해 오후 1시 2분까지 111분간 마주앉았다.

양국 정상은 경제·산업·방산 분야 등을 포괄하는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후 구체적인 결과물을 담은 합의문 발표 가능성도 기대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이집트 측 지지 요청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집트 유력 언론매체인 '알아흐람'에 실은 기고문에서 양국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역사적 부침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한반도 비핵화 구상과 이에 대한 이집트의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남북 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하며 실용적·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 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이집트 간 평화 협력의 폭이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방산 분야 협력 증진 여부도 주목을 끈다. 한-이집트 양국은 K-9 자주포 공동생산 등 방산 분야에서 긴밀히 밀착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이집트의 지정학적 위치를 토대로 K-방산 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위한 양국 협력 방안이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 대통령은 공식 오찬 일정 후 카이로 대학교에서 연설하고 저녁에는 재외동포·지상사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 대학교 연설에서 우리 정부의 대(對)중동 구상을 밝힐 전망이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