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다카이치 첫 상견례…한일 협력 공감 속 과거사 '탐색전'
셔틀외교 지속에 긍정적…다카이치 "일한미 공조" 3각틀 방점
강유정 "과거사 구체적 언급 없었다"…한일관계 전망 평가 '쉼표'
- 심언기 기자, 한재준 기자, 한병찬 기자
(경주=뉴스1) 심언기 한재준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첫 대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첫 만남에서 한일 협력 관계 지속에 관한 공감대를 표하며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때 재개한 셔틀외교도 지속하는데 공감대를 표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일한미 공조'를 언급하며 3국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다자회담 계기 40여 분의 짧은 상견례였던 만큼 양국 정상간 과거사 인식 및 해법과 관련한 발언은 원론적 수준에서 오고 가는데 그쳤다. 취임 초반 극우 이미지를 희석하는 행보를 보이지만 과거사 문제는 언제든 한일 관계의 돌출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30일 오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APEC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을 가졌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9일 만이자, 이 대통령 취임 이후 4번째 한일 정상회담이다. 회담은 오후 6시 2분부터 6시 43분까지 41분간 진행됐다.
양국 정상은 한일 간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 유지·발전에 공감하며 셔틀외교를 이어가는데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간 구축해 온 일한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며 "셔틀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셔틀외교 순서상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다. 수도인 도쿄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 뵙길 바란다"고 화답하자,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을 곧 뵙길 바란다"고 답했다. 다만 양 정상의 셔틀외교 재개 시점에 관한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에 적극 공감하면서도, 최대 우방국이자 동맹인 미국과의 삼각 공조 틀을 함께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 관계,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는 깊이 있는 과거사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관련 언급 여부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며 "다만 양국이 워낙 가까운 사이다 보니 정서적 문제가 훨씬 더 민감한 부분인 거 같다. 이런 부분에 대해 공감을 양 정상이 표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미래지향적 관계로 가야한다'는 말을 두분이 공히 말씀하셨다"며 "이 대통의 말씀을 하나 전달하면,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하셨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 태평양 전쟁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하며 극우적 발언을 해왔다. 향후 그의 인식·태도 여하에 따라선 간신히 재개된 셔틀외교가 다시 공전하거나, 한일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저녁 시간에 근접해 이뤄진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간 만남은 만찬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날 방한한 다카이치 총리는 내달 1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APEC 정상회의 공식 일정 석상에서 이 대통령과 대면하는 기회를 몇 차례 가질 수 있다.
일본 언론 측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방한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31일 중일 정상회담을 갖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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