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트럼프-시진핑 회담 예의주시…실용외교 길찾기
트럼프-시진핑 6년만에 조우…관세·희토류·안보 의제 오를 듯
미중 합의 결과 내용에 따라 APEC 성패·한중회담 분위기 영향
- 심언기 기자
(경주=뉴스1) 심언기 기자 = 세계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정상이 30일 한국에서 조우했다. 단순 양자회담을 넘어 APEC 정상회의 성패와 한국의 향후 외교 기조를 가를 수 있는 중대 사안인 만큼 대통령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 만이다.
관세를 비롯해 △희토류, 반도체 등 수출통제 △해운 부과금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 수입제한 △마약류 펜타닐 단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요 현안에서 충돌 중인 양국은 양자회담을 통해 이에 대한 절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11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100% 추가 관세를 철회하고,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는 등 첨예했던 대립 구도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담에 대해 "이번 방문의 주된 초점"이라며 "아주 잘 풀릴 것"이라고 했다.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우리는 미국 측과 함께 노력해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두고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침을 제시하며 새로운 동력을 주입할 용의가 있다"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미중 정상 간 만남인 만큼 직접적 언급은 삼가면서도 양국 회담 결과를 예의 주시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양국 간 일인 만큼 APEC 계기 만남에 호스트인 우리는 장소와 경호를 제공하는 정도"라며 "(미중)회담 내용에 대해선 당연히 모니터링을 하며 APEC과 한중 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미중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지만 대통령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큰틀의 합의에 이르더라도 각론에 따라선 우리 경제·안보에 영향을 줄 사안들이 암초처럼 남아있어서다.
미국의 대중 관세가 완화될 경우 한국 산업계와 경쟁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안보 사안에서는 양국 대립 구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혈맹' 미국과 최대 교역국이자 경제·산업·문화·관광 분야에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중국 사이에서 실용외교 활로 모색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의장국으로서 성공적으로 APEC 정상회의를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는 미중 정상회담 분위기에 따른 변수도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 11월 1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둔 다양한 전략을 고민 중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미중 전쟁 상황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무역에 대한 얘기를 하게 돼 있다. 거기서 얘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경제·통상 증진에 대한 APEC 논의가 영향을 받게 된다"며 "긍정적으로 받을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받을 수도 있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중 협의가 잘 돼서 그것이 APEC 회의 진행과 결론에 좋은 결과를 내길 바란다"며 "APEC에서 (경주)선언문도 만들려고 하는데 미중이 잘 되면 그게 용이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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