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침묵' 다음날…李대통령 "국감 증언거부 절대 허용 안돼"

(서울=뉴스1) 심언기 김지현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국회 국정감사 답변거부 및 위증을 강력 질타해 눈길을 모았다. 피감 기관인 행정부 수반이 이례적으로 국정감사 적극 협력을 강조한 배경에는 침묵으로 일관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정감사는, 국회에 가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한테 법률에 의해서 진실을 말해야 할 사람들이 거부한다든지 가서 대놓고 뻔뻔하게 거짓말한다든지 (하는 것은)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구체적 인물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침묵을 고수한 조 대법원장을 우회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어떠한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는 인사말 이후 법사위원들 질의에 입을 굳게 닫았다.

이 대통령은 야당이 자신과 측근, 정부를 향해 전방위 의혹 제기로 공세를 펴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한 비판적 발언으로 정치권의 자성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 사회는 정확한 정보가 중요하다. 한사람 한사람이 나라의 주인이고 국가의 권력자인데 그들이 판단해서 선출직 공무원이 생기고 임명직 공무원이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정보가 정확해야 하는데 가짜·왜곡 정보로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려는 시도가 너무 많아진 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이게 주류가 아니었는데 이제 이게 실력처럼, 거짓말을 해 세상 사람들을 속여서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게 마치 능력인 것처럼 생각하는 부류가 있는 거 같다"며 "그걸 소위 선동이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전에는 자기가 한 말이 사실과 다르면 '실수입니다' 사과했다. 거짓말하고 사과 안 하면 그 사람은 정치에서 사람 취급 안하고 그러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요즘은 반대다. 거짓말 잘하는게 실력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사이에 치르는 대가가 너무 크다. 그러면 낭비잖느냐"며 "지금은 시간 지나면 없어지는 수준이 아니고 그게 가짜 정보에 기초한 하나의 세력을 형성한다"고 근거 없는 의혹제기의 재생산·확산에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국감을 비롯한 각종 거짓 발언·증언·진술 등 사례에 대한 강력 대처 방침도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위증 사건 고발을 수 없이 했는데 왜 수사를 안하고 왜 내버려두는 것이냐. 내버려두니 계속 그러는 것"이라면서 "국무위원들도 국회에 가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출석 거부하거나 그러시면 안 된다. 가서 또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거짓말 할 일을 아예 안 해야지, 문제가 있으니까 거짓말하는 거 아니냐"며 "(위증 사건들)수사 상황 체크를 해달라. 왜 안 하고 있는지, 고발이 언제됐고 수사를 어떻게 하고 있고, 처분을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빨리 처리할지"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은 권한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그 권한을 행사하고, 행사에 대해 책임지고 결과로 국민에게 말하는 것"이라며 "권한을 가진 공직자가 뭐 그리 말이 많느냐"고 덧붙였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