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온도차' 대통령실·여당…국감, 야당공세 앞에 '원팀' 대응

"조용한 개혁"vs"이전과 달라야"…대통령실·민주, 개혁 과제 '온도차'
"대한민국의 정상화 위한 국감 되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 80년, 국민 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제21대 대통령 국민 임명식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8.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온도차'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양측의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야당의 시간'인 국정감사에서 당정이 힘을 모아 국민의힘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개혁엔 속도·조율 강조하는 대통령실…"조용한 개혁 필요"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일(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당정대 조율 없이 과속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당정대가 원팀이 돼 과감하되 정교하게, 신속하되 차분하게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사법개혁 등의 추진방식과 속도를 놓고 대통령실과 여당 간 불협화음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만 "당이 앞서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민주당은 전직 대통령 탄핵으로 출범한 정부를 뒷받침하는 여당이다. 민주당은 새 정부에 당연히 부여되는 개혁에 더해 청산이라는 엄중한 임무까지 부여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대 개혁을 추진하면서 내란 청산도 감시해야 하는 민주당이 조용할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조용한 개혁'을 선호한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6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개혁하는 것은 좋은데 너무 싸우듯 하거나 시끄럽게 하는 방식에 피로를 느끼는 중도 진영·합리적 보수진영이 있다"며 "시끄럽지 않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훈식 비서실장도 "개혁의 방식은 수술대 위에 살살 꾀어서 고통 없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하는 것, 즉 저항 없이 '조용한 개혁'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참모진이 이례적으로 공개 발언을 통해 개혁 추진의 속도를 조율할 필요성을 제기한 셈이다.

대통령실 참모진이 공개적으로 '개혁의 속도 조절'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내부에서는 일부 개혁 과제가 대통령의 구상이나 속도감과 다르게 추진되는 데 대한 부담감도 감지된다. '당의 결정이 곧 대통령의 의사로 비춰질 때가 많지만, 실제로는 대통령의 생각과 결이 다를 때도 있어 난감하다'는 말도 나온다.

드라이브 거는 민주…"개혁 저항하는 반동 실체"

반면 민주당은 개혁 드라이브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10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내란에 맞선 이번 개혁은 이전의 개혁과는 달라야 하며, 반격의 여지를 남겨두면 언제든 내란 세력은 되살아난다"며 투쟁적 개혁의 필요성을 명백히 했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 등에 대해 "개혁에 저항하는 반동의 실체들"로 규정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정 대표가 강경한 개혁 기조를 하루아침에 바꿀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통령실이 원하는 '조용한 개혁'이 실제로 작동할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된다.

국정감사, 당정 관계 복원의 분기점 될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날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가 당정 관계 복원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전일(12일) 고위당정협의회 관련 브리핑에서 "당정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가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민생 회복을 위한 국감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초 이 자리는 최근 대통령실과 민주당 사이에 각종 개혁에 관한 '온도 차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원팀, 원보이스'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각에 따라 갈등으로도 비치는 당정 간 모습이 국정감사를 계기로 이전보다 더 봉합될 것"이라며 "양측 모두 방어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관계가 더 비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