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金총리, 'APEC 준비·민생 안정' 총사령관…현장 중시

11일 취임 100일 맞아…사회적 갈등·재난재해 극복 집중
제왕적 대통령제 속 존재감 줄었다는 평가도…당대 갈등 조율도 과제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인력시장을 방문해 건설 일용근로자들에게 간식과 팔토시 등 격려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2025.10.10/뉴스1 ⓒ News1 청사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새벽총리'를 내세운 김민석 국무총리는 취임 100일 동안 '현장 중심'의 정책 수행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김 총리는 민생을 챙기기 위해 농촌과 공사현장, 재난현장 등을 찾아 안정을 도모한 데 있어 준비가 미흡했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여러 차례 현장 점검을 진행하는 등 APEC 준비 총사령관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취임 직후 '민생 안정' 위한 사회적 갈등 조율자로 나서

김 총리는 지난 7월 4일 취임해 1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김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10×3 플랜'이란 이름으로 임기 초부터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기초를 닦았다.

그는 특히 각종 재해·재난 사고예방과 공직사회 시스템 점검, 정책점검에 집중했다.

김 총리는 지난 7월 4일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 결정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하던 농민단체를 만나 설득에 나섰다.

같은 날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와 만나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7월 22일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차례로 찾아 지도부와 환담하고, 각종 노동 관련 현안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 총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산업단지 근로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해 민생 부담 해소에도 공을 들였다.

재난·재해부터 민생까지…현장 대응 총력

김 총리는 폭염, 호우, 산업재해, 자살 등 각종 재난재해와 죽음 등에 대한 해결책도 다각도로 모색했다. 그는 지난 9월 12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을 찾아 자살상담센터를 둘러보고,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주재하며 "국가가 책임감도 다시 한번 다지고, 목표도 다시 한번 다져서 국가적 과제로 생각하고 줄여나가야 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폭염 등 재난에 취약한 노동자와 시민들의 일터와 거주 현장을 직접 챙겼다. 또한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종교계 지도부와도 만나 관련 사례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김 총리는 무엇보다 '현장' 대응에 집중했다. 그는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발생 직후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에 즉각 대응 지시를 내리고, 화재 현장을 찾아 상황 점검과 신속한 복구를 당부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전남 장흥군 농가를 찾아 '벼 깨씨무늬병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전북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찾아 스마트 농업 현황을 둘러봤다.

인파사고 우려가 있는 '2025 서울세계불꽃축제' 여의도 한강공원 현장을 찾아 안전대책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추석 직전 성수품 물가 점검을 위해 마트와 시장을 찾았으며, 재생에너지 관련 점검을 위해 새만금을 방문하기도 했다.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이기도 한 김 총리는 지난 7월 11일 첫 방문을 시작으로 7월 15~16일, 8월 6일, 8월 29일, 9월 26일, 10월 10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경주를 찾아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정상회의 준비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앞으로도 매주 시간이 되는대로 경주로 갈 계획이다.

정부 초반 기초 마련…리더십 두각·당대 갈등 조율은 과제

이처럼 김 총리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좌하고,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서 임무를 수월하게 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시스템상 총리가 주도하는 '정책' 드라이브에 한계가 있고, 이와 관련한 리더십을 보일 수 있는 지점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 초기라는 점에서 안정적이면서 실용적인 모습을 보여왔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모습이 계속될 경우 존재감이 약화해 행정부가 대통령실 또는 다수의석을 확보한 여당에 휘둘릴 가능성이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각종 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여당 간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총리가 중간에서 어떻게 조율하는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김 총리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간 충돌을 직접 나서서 조율한 바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는 앞으로도 현장을 챙기며 현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