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금산분리 완화, 도그마 벗어나 충분한 논의 뒤따르길"

"AI 등 독점 폐해 없는 특수한 영역 한정한 사회적 논의 제안"
국정자원 화재·총알 불법유통 질타…"사고에 무감각 문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이기림 김지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금산분리 완화 문제와 관련해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제안한 만큼 고정된 도그마(독단적 신념)를 벗어나 충분한 논의가 뒤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 금산분리 예외 조항에 대해 독점의 폐해가 없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우리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었음을 강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1일) 오픈AI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D램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의 메모리 공급을 요청한 것에 관해 "조달 시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강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산업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민관 협동이 필요한 작업, 국민에게 이익을 돌려줄 수 있는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서 금산분리 예외 조항에 관해 얘기해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부분은 매우 제한된 영역이었다. 제한된 영역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야 하고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어르신 정책과 관련해서는 "체납 지방세를 비롯해 밀린 조세를 받아내면 세수를 늘리고 조세 관리를 하면서 어르신 공공영역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며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각 지방정부에 흩어져 있는 일자리 정보를 전수조사해서 단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라고 지시했다"며 "간병비 부담 완화에 대한 토론 도중에는 24시간 2교대 간병은 너무 힘들고 노동강도가 지나치게 높아 간병비가 더 비싸지는 악순환에 노출된다며 하루 4시간이나 주 3일처럼 노동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스마트폰이나 통신사 기본 서비스로 보이스피싱 방지 앱을 기본적 탑재할 수 없는지 물어보며 가능성을 타진해 보라고 지시했다"며 "웰다잉 문화와 관련한 토론에서는 우리 사회의 연명 치료 거부선언에 대한 문화가 어떤지를 꼼꼼히 살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말미에서는 총알 3만 발이 불법 유통됐다는 최근 보도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기본 시스템이 많이 무너져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소실된 인사혁신처 정보가 백업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대한민국 공직 기강 전반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고가 날 가능성에 무감각한 게 정말 큰 문제고 적폐"라며 "위험성과 문제를 미리 알아채지 못하는 둔감함이 문제인 만큼 공무를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강 대변인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에 관한 양해각서(MOU) 수정안을 미국 측에 보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구체적 답변은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한미 양국에 도움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