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이시바 '부산 정상회담' D-1…과거사·관세협상 논의 주목

"한일·한미일 공조 강화 의견 나눌 것"…北비핵화·APEC 논의 가능성
퇴임 앞둔 이시바 방한, 관계 개선 이어갈까…차기 정권에 상징적 신호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월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번 주 부산에서 재회한다. 셔틀 외교 복원을 알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일 협력과 한미일 공조 강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8월 정상회담에서 위안부·강제징용 등 민감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언급이 없었던 만큼 이번 회담에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2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30일 이시바 총리와 부산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달 23일 일본에서 열린 회담 이후 38일 만이자 양국 정상 간 세 번째 만남이다.

한일 협력·한미일 공조 강화 의제…과거사 문제 논의 불투명

이번 회담에서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협력 관계와 한미일 공조 강화 방안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회담을 통해 한일 정상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의 발판을 더욱 공고히 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공조 강화 방안 그리고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양국 공동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의 공통 관심사인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와 북한 비핵화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아울러 내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공을 위한 협력과 지난달 공동발표문을 통해 제시한 저출산·고령화 등 양국 공통 사회문제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주제 제한이 없고 셔틀 외교 복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주로 한일 관계가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양국 국민들의 시각차가 큰 과거사 문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지는 불투명하다. 지난달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미래 협력에 방점을 찍으면서 관련 논의는 뒷순위로 밀려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후 기내 간담회에서 "해결할 일은 해결하고, 진취적으로 해나가야 할 문제는 하자는, 투트랙이 대체적 입장"이라면서도 "지금은 첫술이니까, 첫술에 배부르려 하면 체할 수 있지 않겠나.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제를 조율 중이다. (과거사 문제 논의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월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회담을 갖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부산서 셔틀 외교 복원 재확인…日 차기 총리에도 메시지

이번 회담은 이시바 총리에게는 취임 이후 첫 한국 방문이자 총리로서 마지막이 될 해외 방문이다.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그는 오는 10월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 총재가 선출되면 퇴임할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일정을 통해 한일 관계 개선과 같은 주요한 성과를 차기 정권이 승계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리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어떤 나라도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서는 밝은 미래를 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포스트 이시바'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모두 '강성 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차기 정권에 상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일 정상회담 후 이시바 총리 내각 지지율은 7월 조사(22%)보다 17%포인트(p) 급등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22~24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9%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였다.

물론 이시바 총리의 쌀 생산량 증대 정책과 대미 외교 성과 등 여러 배경이 있겠지만, 17년 만에 성사된 '이재명·이시바 공동발표문'을 통해 양국이 미래 지향적 협력의 틀을 마련한 사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시바 총리의 방한은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일본 총리가 양자 방한을 계기로 서울 이외 도시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4년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제주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21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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