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모두의 AI' 선도국 선언…"디스토피아 아닌 번영의 토대로"

세계 최대 외교 무대인 유엔총회서 韓 'AI' 이슈 주도 의지 드러내
"내달 경주 APEC서 'AI 이니셔티브' 미래 비전 공유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욕=뉴스1) 한병찬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로 꼽히는 유엔총회에서 "'모두를 위한 AI' 비전이 국제사회 '뉴노멀'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AI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모든 기술 혁명이 그렇듯 AI 혁명 역시 양면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AI 기술은 생산력을 고도로 높일 수 있지만 여기에서 소외된 계층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추락해 사회적 양극화는 극도로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동참을 호소하는 것이 'AI 기본사회'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통해 "내달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두를 위한 AI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국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무료로 이용 가능한 '한국형 챗GPT'를 개발·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AI의 발전으로 양극화와 불균형이 심화하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모두 포괄하는 'AI 기본사회'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유엔의 평화 유지 활동에 책임을 다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AI 시대 변화와 같은 새로운 국제사회 도전과제 대응에도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물리적인 요소뿐만이 아니다"라며 "AI 기술이 안보 역량을 결정하고 사이버 공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시대, 우리는 보이는 적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닌다면 기술 악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채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라는 디스토피아를 맞이할 것"이라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높은 생산력을 동력 삼아 혁신과 번영의 토대를 세우고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유용한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으로 주재하는 공개 토의에서 책임 있는 AI 활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AI라는 기조 아래 인공지능이 국제 안보 환경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고 국제적 규범과 협력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서구 선진국이 주로 주도했던 AI 이슈를 대한민국이 주도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국정 목표로 내걸고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에도 이 대통령은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 겸 블랙록 회장을 만나 AI·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AI·에너지 분야 글로벌 허브로 성장시키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다음 달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서도 AI 기술의 무한한 잠재력을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구현하기 위한 APEC AI 이니셔티브를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APEC 핵심 성과 과제로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해 전략적 AI 전환을 이끌고, 모든 계층의 역량을 강화하며, 지속 가능하고 견고한 AI 인프라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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