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민성장펀드 150조로 확대…핵심 산업에 자금 투자"(종합)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벤처 생태계 활성화해야 대한민국 경제에 미래 있어"
"모험·혁신투자에 집중할 환경 만들 것…부패 재원 될 수도, 기업 안 반영할 생각"
- 한재준 기자, 김지현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김지현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민성장펀드를 100조 원에서 150조 원으로 확대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해 첨단전략 산업 육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국민성장펀드는 정체된 우리 산업에 새롭게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국민과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원 방식도 대대적으로 개편해 우리 경제를 선도할 핵심 산업 프로젝트에 대규모 장기적 자금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무역장벽 강화,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같은 어려운 시기에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첨단 전략산업에 대규모, 국가적 투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몇년 간 지속된 저성장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새롭게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대기업 성장, 그리고 선진국 추격에 국가 자원을 집중 투자하고, 벤처·혁신 기업 육성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잘 되는 기업은 더 잘 되게하고,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도록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대한민국 경제에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험성, 인내성 시장에서 혼자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통해 민간 자금을 이끌어내도록 하겠다"라며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첨단산업 육성, 그리고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 분야가 지금처럼 담보 잡고, 돈 빌려주고, 이자 받는 전당포식 영업이 아니라 생산적 금융으로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쉬운 이자 수익에 의존하거나 부동산 투자에 자금이 쏠리지 않도록 모험 투자, 혁신 투자에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벤처 생태계 자금 지원, 초장기 대규모 인프라 지원 등에 자원이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함께 골고루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 원과 민간·연기금·금융회사 및 국민 투자금 75조 원으로 조성된다. 정부는 5년간 15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첨단전략산업 및 관련 생태계 육성에 투입해 산업 경쟁력 강화와 벤처 기업 스케일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기업인과 벤처기업인들이 참석해 국민성장펀드 운용 방식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정부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서 회장은 벤처 투자와 관련해 "제일 성공 확률이 큰 것은 대기업이 후배를 키우는 것이다. 거기에 금융기관을 같이 끼고 정부 펀드가 오면 성공 확률이 제일 크다"면서 "그런데 금산분리 제도 때문에 대기업이 이걸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이 대통령에게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최 회장은 "국민성장펀드는 모든 기업에 (자금을) 골고루 나눠주는 개념은 아니다. (투자처를) 누가 고르느냐가 성패를 가늠한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분야에 최소 두 개 이상의 경쟁자가 같이 들어가야 경쟁도, 협력도 할 수 있다. 거버넌스 체계가 저희에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2년 안에 (국민성장펀드) 2호가 출범해 국내 말고 해외에도 투자하는 펀드가 된다면 대한민국을 진짜 성장으로 리드 할 수 있는 촉진제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계 인사들은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박 회장은 "한국은 부동산 대출 중심으로 (금융기관이) 대체로 성장했다. 이건 고쳐야 할 것 같다"며 금융권의 자금이 벤처 투자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 회장은 "저희(은행권)가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해왔다는 국민적 비난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원인은 선구안이 없기 때문이다. 선구안을 만들기 위해 정확한 신용평가 방식을 개척해야 겠고, 산업 분석 능력도 개척해야 한다. 이 부분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계의 조언을 경청한 뒤 "누가 이걸 골라서 제대로 운용할 것인지가 정말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부패 재원이 될 수도 있어서 매우 걱정스럽기도 하다"며 "최 회장을 포함해 기업 쪽에서도 안을 내달라. 구체적인 안을 내주면 다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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