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웃으며 "국회 냄새 나네요"…표정 굳으며 "임금체불 혼내야"

'국가 성장전략' 국무회의 주재…국무위원 토론 전체 생중계
위트 섞인 화기애애한 토론…중대사안엔 강력·단호 대처 주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한병찬 기자 = 국가 성장전략을 화두로 전 국민에게 생중계된 2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간 위트 있는 '티키타카'(주고받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 40회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민생과 직결된 국가 성장전략을 주제로 한 만큼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무위원들 간 토론이 실시간으로 생중계 됐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추가 설명이 필요하거나 구체적 방안 등에 관해 격의 없이 질문을 던지며 국무위원들과 소통했다. 전체적으로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간 대화 과정에서 웃음꽃이 터져나오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빠른 속도로 업무보고를 진행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서 눈이 따라가질 못하겠네"라고 읊조려 다소 경직됐던 국무회의 분위기를 풀었다.

이 대통령이 "다른 분들도 의견이 있으면 말하시라"고 권하자, 마이크를 이어받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당에 있을 때 AI강국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위원장이 누구인지 모르시죠"라며 "이재명 (당시)대표가 위원장이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이어 정 장관이 "잠재성장 확충을 위해서 피지컬 AI 투자, 이걸 전략 포인트로 삼았는데 구 부총리가 마침 이 책을 쓰셨더라. AI 혁명에 준비된 부총리이시다"라고 너스레를 떨자, 이 대통령은 "짜고 하시는 거에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또한 전주가 지역구인 정 장관은 "사실 전북은 산업 불모지다. 전북은 새만금 말고는 희망이 없었는데 대한민국 AI를 전북에서 꽃피운다 해서 희망이 가득하다"며 "내년 예산에 400억 원이 아니라 원래대로 1500억 원을 좀 국회에서 증액 요청을 할텐데, 기재부가 증액에 동의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거는 지역 민원이 아니다. 이거는 대한민국 민원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미소를 지으며 "갑자기 전북 얘기를 하시느냐"면서 "국회 냄새가 난다"고 했다.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었지만, 무거운 주제가 올라오자 이 대통령은 자세를 고쳐앉고 단호한 어조로 강력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금체불 문제와 관련해 "지금 30% 기업에서 체불이 반복되는 것이 (전체) 체불액의 70%를 차지한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체불했던 데가 또 한다는 것이잖느냐"며 "그거 혼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임금체불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인식 조사를 해보면 국민에게 중대범죄로 사기 다음으로 임금체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사업자는 임금 체불을 낮게 생각해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이에 "악적 임금체불이 반복되는 데 대해선 곧바로 명단을 공개하고 반의사불벌죄도 적용시키지 않는 대책이 10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라며 "한번만 반복되더라도 곧바로 공개하고 강력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