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극적 반전 '비서실장 핫라인'…강훈식 작품이었다
강 비서실장, 백악관 비서실장과 역대 첫 핫라인 구축기로 합의
한미 간 정무 소통 라인 확보 성과…"트럼프 의중 빠르게 파악"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한미 정상회담 무대 뒤에서 깜짝 성과가 등장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비서실장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 대통령실 비서실장 간 직통 대화 채널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한미 관계의 정무적 소통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 비서실장은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방미 이유에 대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문제 논의를 위한 핫라인 구축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와일스 비서실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2주 전부터 추진했다"며 "일주일 전 마지막으로 와일스 비서실장과 면담 일정을 확정했지만 협상 주체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비공개로 진행했고 (정상회담 약 2시간여 전) 40분간 백악관에서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했다.
앞서 강 비서실장은 이례적으로 방미길에 오른 것에 대해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출국 당시에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한 사람이라도 설득하려면 당연히 가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성과에 대해 "지난 관세 협상에서 장관만의 협상으로는 버거움이 있었다. 미국 측 장관들이 자기 부처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흐름이 있었다"며 "미국 측을 총괄하는 인물과 소통이 필요했고 강 비서실장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통화도 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인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차례 대선 승리를 이끈 최측근으로 백악관의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CNN은 그가 비서실장직 수락 조건으로 '대통령이 만나는 인사 통제권'을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핫라인 구축은 양국의 대통령실 최고위급이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한 만큼 향후 지속될 한미 관계에서도 중요한 대화 채널로 기능할 전망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과거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핫라인이 구축된 적은 있었지만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핫라인이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라며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24시간 가까이 붙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빠른 시간에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공석으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특히 정무 소통 라인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내 극우 세력의 모함과 폄훼에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3시간여 전 트루스소셜에 '돌발 메시지'를 올려 논란이 일었을 당시, 강 비서실장은 즉각 와일스 비서실장을 만나 오해를 불식하도록 노력했다.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였다"고 말하며 불필요한 충돌을 피해 갈 수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신뢰할 수 있는 정무 라인이 확보된 것"이라며 "이번 회담의 결과만이 아니라 향후 지속될 여러 관계에서도 중요한 대화 채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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