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실장 "쌀·소고기 추가 개방 없다…향후 합리적 공론화는 필요"

"검역 절차 줄이는 등 기술적 논의만 있었어"
"마스가(MASGA) 모자 10개 가져가…혼신 노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2025.7.3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일 한미 관세 협상 관련 미국 측이 한국의 쌀과 소고기 시장 개방 가능성을 주장한 것을 두고 "추가 개방은 없다"고 다시금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검역 절차적인 것, 즉 비관세 분야에서 검역 절차 단계를 조금 줄이고 신속하게 하자는 기술적 논의 정도만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에서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한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자동차와 쌀과 같은 미국 제품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우리나라 측과 대치되는 내용이 나오자 거듭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실장은 "우리 대한민국 각료들이 협상을 하고 와서 국민들에게 말씀드리는 것에서 추가로 거기에 합의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후 한미정상회담에서 관련 요구가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통상 관련 사안은 이번에 다 마무리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김 실장은 이번 한미 관세 협상을 두고 "세계 교역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수출과 수입의 불균형, 즉 적자 문제가 있는 미국 같은 나라들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수출 국가인 우리 입장에서는 다변화 등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새로운 도전"이라며 "기업에 새로운 환경이며 정부도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번에 농산물 개방은 최선을 다해 막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공론화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고 본다"며 "합리적인 공론화는 우리 내부적으로 해나가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외부의 압력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편 김 실장은 이번 관세 협상으로 사실상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이 파기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FTA가 반쪽짜리가 됐지만 여전히 유용하다"며 "일본 같은 경우에는 품목 15% 말고 다른 항목들은 여전히 이번에 커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미국에 갈 때 혜택이 있다"면서 "(이같이) FTA가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지금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고 한미 FTA만 그런 것도 아니다"라며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도 그렇고 WTO(세계무역기구) 체제 자체가 지금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할 수 있었던 주요 배경에 대해 국내 조선업을 꼽았다.

그는 "사실 조선업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릴 수도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G7(주요 7개국) 회의나 여러 경로에서 미국의 국가 안보나 미중 대결 국면에서 (미국의) 조선산업을 더 키워야 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고 그걸 저희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우리 정부가 제작한 '마스가(MASGA)' 문구가 쓰인 빨간 모자를 들고나왔는데, 이를 보여주면서 "산업부가 부처 전체 역량을 총동원해 혼연일체로 방안을 만들었다. 이 모자도 그래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10개 정도를 가져갔다"며 "혼신의 노력을 했다"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우리 담당 주무장관이 프로그램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기반으로 패널까지 가져가서 설명하니 귀에 쏙 들어왔을 것"이라며 "처음으로 훌륭한 제안이다, 정말 흥미롭다,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선업 협력을 두고 "우리가 수리 정비나 인력 양성 프로그램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했다"며 "(미국 측은) 우리가 이렇게 다방면 연구가 돼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서 조선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이같이) 조선은 첫 번째 미팅부터 하나로 딱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것"이라며 "조선 외에 다른 것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해서 나중에 나온 게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원전 등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두어 개 만들어서 가져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