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장갑 낀 영부인, 수해 현장 구슬땀…李대통령 '그림자 우군'

김혜경 여사, 李 관철한 소비쿠폰 들고 전통시장 찾아
대통령 놓친 공백 메우기…사회약자·서민 보듬는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24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기도 가평군 수해복구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김혜경 여사는 25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전통시장을 찾아 민생 회복 소비쿠폰으로 생필품을 구입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회복의 큰 그림을 그리고, 김 여사가 골목과 시장을 돌며 퍼즐의 빈칸을 채우는 모양새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오후 시장에서 민생 회복 소비쿠폰으로 강냉이, 콩떡, 토마토, 닭강정, 슬리퍼 등 먹거리와 생필품을 구매하며 준비해 온 장바구니를 채웠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은 지난 21일부터 신청과 지급이 시작됐다.

김 여사는 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폭우·폭염 피해 여부를 묻는 등 상인들과 대화를 나눴고, 일부 상인들은 "최근 매출이 늘었다"며 "소비쿠폰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반겼다. 이 대통령이 24일 계획했지만 무산된 소비쿠폰 신청 일정을 김 여사가 대신 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조용한 내조' 행보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이어져 왔다. 대통령 배우자로서 언론의 조명을 받거나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이 대통령이 놓칠 수 있는 공백을 비공식 일정이나 현장 방문 등으로 조용히 메우는 행보를 밟았다.

지난달 4일 대통령 취임 선서식에서 공식 활동을 시작한 김 여사는 특별한 메시지 없이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선 국가유공자 유가족을 위로하며 여러 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선 차분하지만 인상깊은 행보를 이어갔다. 김 여사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과 만찬에 참석했고 이튿날에는 단독으로 캘거리 한인회관을 찾아 교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또 국립장애인문화예술센터를 방문해 장애 예술가들과 소통했다.

국내 일정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과 국립소록도병원 방문 △광주 오월 어머니들과 비공개 면담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김 여사는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한 취지에 대해 "대선 이후 다시 뵙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러 오월어머니집을 찾았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지난 1일에는 제4회 여성기업주간 개막식에 참석했는데 격려 메시지를 통해 경력 단절 등 여성 기업인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사회 기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영부인 활동에 많은 관심이 모이지만 김 여사는 앞으로도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며 조용한 내조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찾아 사회적 약자와 소통하는 내조로 이 대통령을 측면 지원하는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25일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아 한센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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