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우리 국힘 의원님들"…첫 시정연설 몸소 '협치'
국회 개원식 보이콧 후 비상계엄까지 한 '尹 반면교사'
'여대야소' 李대통령 '여유' 뒷받침…정쟁엔 거리 둘듯
- 심언기 기자, 한재준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한재준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다시 국회를 찾아 첫 시정연설을 가졌다. 행정부를 대표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중간중간 야당을 배려하는 발언으로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시정연설을 통해 입법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임기 3년여 간 단 3번의 시정연설에 그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안정적 여대야소 구도를 감안하면 향후 야당과 소통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과 국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추경 시정연설을 했다. 지난 4일 취임식 후 22일 만의 국회 방문이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환담을 하며 입법부와 소통했다.
이어 추경안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하지 마시고 의견을 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우리 야당 의원님들께서도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거나, 삭감에 주력하시겠지만 추가할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 의견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또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또는 특정한 소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실용외교 기조를 강조하는 발언에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수가 터져나오자 "감사하다.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응이 없는데 이러면 쑥쓰러우니까"라고 미소를 지으며 경직된 본회의장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 입장 때와 달리 시정연설 후 퇴장 때는 먼저 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앞다퉈 악수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야당의 협조를 구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협치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취임 100일 안팎까지 여야가 '허니문' 기간을 갖는 전례를 감안하면 이전과 같은 극한 대립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2022년 5월 16일 첫 시정연설을 갖고, 같은 해 10월 25일과 이듬해 10월 31일 2024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했다.
그러나 여야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이외 시정연설은 모두 국무총리가 도맡았고, 국회 개원식까지 보이콧하며 갈등을 빚었다. 급기야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극단적 정치 선택을 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여소야대 구도에서 야당과 사사건건 충돌했던 윤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차별화된 소통·협치 행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원식 정무수석이 국회, 특히 야당과도 소통하며 협치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 협치 기반을 다지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 원 재구성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장을 원하는 야당과 수성하려는 여당 간 입장차가 커 입법부 내 갈등 상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과정에서도 대치가 예상된다.
안정적 과반 의석을 가진 입법부의 지원을 받는 이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권의 직접적 정쟁과는 거리를 두며 화합과 소통에 주력하는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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