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첫 호남행…'공항 이전' 돌파하며 홀대론 잠재우기
대선 직후 영남권 공들여, 호남 민심 의식…130분간 시민 목소리 경청
'공항 이전' TF 구성 지시 "회피 않겠다" 철학…소록도 찾아 약속 지켜
- 한재준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호남을 찾았다. 광주·전남 지역의 숙원 과제인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을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며 호남 민심 챙기기에 나선 것.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 대선 때부터 영남권에 공을 들인 만큼 호남 홀대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전남 시민들과의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타운홀미팅에서 이 대통령은 시민들과 공항 이전, 지역균형 발전을 주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애초 타운홀미팅은 80분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토론이 길어지면서 130분 가까이 진행됐다.
이 대통령의 호남 방문은 취임 3주 만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지역은 울산이다. 울산에서 기업인들과 인공지능(AI) 관련 간담회를 열고 울산 AI 데이터 센터 유치를 치켜세우며 관련 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같은날 울산 언양 알프스시장을 깜짝 방문해 시민과 소통하기도 했다.
취임 이후에도 영남권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국무회의에서 해수부의 연내 부산 이전을 지시하는 한편, 초대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부산에 지역구를 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광주 방문은 자칫 제기될 수 있는 호남 홀대론을 의식한 일정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전남 지역의 각종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광주·전남 지역에 어떤 고민이 있는지 자유롭게 말씀을 나누고 싶다"며 최대한 제한 없이 시·도민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고 직접 전했다. 타운홀미팅은 생중계 됐는데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호남 민심 경청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겠다는 차원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날 타운홀미팅에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광주시와 무안군 사이의 공항 이전 갈등을 직접 중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를 비롯해 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한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경청한 이 대통령은 "정부에서 주관을 하겠다. 국가 단위에서 책임을 지는 게 맞는다"라며 대통령실 산하에 공항 이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타운홀미팅은 난제를 피하지 않고 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회피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철학"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타운홀미팅에 앞서 김혜경 여사와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있는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소록도병원을 찾아 한센병 환우를 격려했다. 대선 기간 김 여사가 소록도를 찾아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 이곳을 찾았다.
이 대통령 내외는 "사회적인 편견은 없어져야 한다"며 환우들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노후 시설 개선 등 필요한 부분을 직접 묻기도 했다.
소록도 방문 또한 지역 민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다. 소록도 병원이 있는 전남 고흥군 도양읍은 대선에서 이 대통령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득표가 많았던 지역이다.
hanantwa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