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 국방 안규백·'민노총' 고용 김영훈…李정부 첫 장관(종합2보)
11개 부처·국조실장 지명…기업출신 대거 발탁, 농림 송미령 유임
과기 배경훈 LG AI연구원장·중기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 발탁
- 이기림 기자, 한재준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한재준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첫 장관 인선을 단행했다.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첫 문민 국방부 장관에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발탁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기업인 출신을 발탁하는 등 '유능함'을 우선시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신임 국무조정실장 인사를 발표했다.
외교안보 분야에는 관료출신과 의원 출신 인사를 각각 지명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을 거친 5선 의원이다. 안 후보자가 국방장관에 최종 임명되면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이 탄생한다.
강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에 대해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통일부 장관에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강 비서실장은 "누구보다도 풍부한 경험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인물"이라며 "북한과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적임자"라고 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는 조현 전 외교부 차관이 발탁됐다. 조 후보자는 외교부에서 1·2차관을 지냈으며 양자 외교와 다자 외교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비서실장은 "외교부 국제경제국장을 거치면 통상 문제에도 밝은 분"이라며 "관세 문제, 중동 현안 등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지명했다. 배 원장은 LG그룹의 AI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인물로 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 비전과 맞닿아 있는 인사라는 평가다.
강 비서실장은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 등으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해 모신 전문가로 하정수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도 기업인 출신의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가 발탁됐다. 강 비서실장은 "한 후보자는 라인, 네이버 웹툰 등으로 혁신을 이끌었고 포천지의 인터내셔널 파워우먼 50에 4년 연속 선정된 인물"이라며 "관련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육성 전략에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장관을 유임하는 파격도 단행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한 것.
강 비서실장은 "송 장관 유임은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김영훈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내정됐다. 강 비서실장은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 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환경부와 여성가족부, 해양수산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는 의원들이 대거 발탁됐다.
환경부 장관에는 김성환 민주당 의원이, 여가부 장관에는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해수부 장관 후보로는 부산에 지역구를 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발탁됐다. 국가보훈부 장관에는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됐다.
이 대통령은 신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는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을 발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송미령 장관이 과거 어떤 활동과 결정을 하든 간에 새정부 국정운영을 바탕으로 보조를 맞출 거라고 생각한다"며 "(고위직) 추가 유임이 있느냐는 부분은 실력과 능력 있고 현 정부 기조 방향에 동의하면 충분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 장관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선 "이유와 사정은 없다"며 "여러 검증을 하고 여러 군데 의견을 듣고 있는 만큼 머지않은 시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등 조직 개편이 예고된 부처의 장관 인선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향후 부처 개편과 함께 법제도에 맞춰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장관에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을 지명한 이유에 대해서는 "김영훈 내정자는 전 정부의 노동탄압 기조를 혁파하고, 노란봉투법 개정 등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이주호 총리 권한대행이 (장관들을 대상으로) 제청자 서명을 할 것으로 안다"며 "김민석 총리 후보자는 아직 후보라 이 문제를 논의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장관 후보자를 많이 발굴하려 하지만 많이 어려움이 있는 것도 솔직한 말씀"이라며 "비율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내각에 많은 여성이 참여하길 희망하고 대통령실도 미비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의원이 많은 건 검증 최적 인사를 뽑다 보니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규백 의원이 민간인 출신 첫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서는 "새로운 시대의 전환, 지난 시대에 군 출신 국방부 장관이 계엄에 움직였던 모습들을 생각하면 안 내정자가 군 개혁을 이끌고 계엄을 통해 상처받은 국민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LG 출신 배경훈 과기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기업 출신이 적극 들어오는 건 민관 벽을 허물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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