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도 분석도 없다"…공직기강 다잡는 李정부, 국정 전환 속도전

기재부 향해 '제2의 IMF' 언급…尹정부 흔적 지우기 착수
언론 앞에서 "매우 실망, 전 부처 업무보고 다시 받겠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왼쪽)이 1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 참석하여 강선우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6.1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이재명 정부 5년의 청사진을 마련할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 업무보고에 돌입한 후 부처를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실기를 거론하거나, 부처의 업무 보고가 실망스럽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각 부처에 배어있는 지난 정부의 흔적을 지우는 동시에 국정 공백 기간 흐트러진 기강을 다지며 국정 운영 방향을 신속히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전날(1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정부 부처를 상대로 업무 보고를 진행하며 △부처별 현안 △공약 이행 계획 △국민 체감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로 업무보고 이틀째를 맞이한 가운데 위원회는 각 부처를 상대로 연일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첫날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정태호 경제1분과장은 기재부 고위공무원들을 향해 "지역 주민이 '제2의 IMF'라고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다른 위원들도 "(지금까지의) 경기 판단이 잘못됐고, 세수 추계를 제대로 못 했다"며 기재부 담당자들을 향해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부처를 향한 압박 수위는 업무보고 이틀 차인 이날 더욱 높아졌다.

위원회 대변인인 조승래 의원은 언론 앞에서 부처들을 공개 질타했다. 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날 업무보고에 대해 "한마디로 매우 실망"이라며 "공약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된 반영도 부족하고 내용이 없고 구태의연한 과제 나열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오늘내일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어서 전 부처 업무보고를 다시 받는 수준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기재부가 조직개편 대상이라 정상적으로 국정운영 설계 속도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에는 "기재부의 거취 문제가 어찌 될지 모르겠다고 해서 일을 안 한다고 하는데, 국가 세금으로 녹봉 받는 분들이 업무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여기에 더해 이한주 위원장도 공개 모두발언에서 부처를 향한 채찍을 꺼내들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정부) 지난 3년간 이완됐던 정부 정책과 지난겨울부터 대선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에 많은 부분이 흐트러져 있다"며 "공무원들이 이제부터는 새로운 각오를 해야 한다. 그동안 흐트러진 상황에서 흐트러진 각오를 했다면 모든 것을 새로 각오해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선 "고용부와 관련해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에서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여러분이 준비해 온 공약과 이에 대한 대응을 살펴보겠다"며 "어쩌면 여러분께 매운 소리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