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이재명 정부 인사검증 …G7 이후로 속도 조절
오광수 수석 닷새 만에 낙마…여론 악화 전 인사 철회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부동산 차명 보유와 차명 대출 의혹이 제기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임명 닷새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재명 정부 첫 고위직 인사 낙마 사례로 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이 검증대에 올랐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13일) 오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검찰 특수통이라는 여권 내 우려와 각종 의혹에도 임명을 강행했지만 여론이 더 악화하기 전 인사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통령실은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되도록 오 수석을 안고 가려는 기류였다.
대통령실은 오 수석의 의혹에 대해 "일부 부적절한 처신이 있다"면서도 "본인이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잘 표하고 있다"고 인사 철회에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의혹이 진화되지 않고 야권 공세가 이어지는 등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차기 민정수석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인사 검증에 시간이 많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인수위 없이 곧바로 출범해 인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능력 중심으로 사람을 뽑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아마 인사 검증할 시간조차 거의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오 수석의 낙마 후 새 정부 인사 검증 시스템에 불신이 제기된 만큼 차기 민정수석과 고위직 인사부터는 한층 높은 도덕성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사적채무'와 '아빠찬스' 의혹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차기 인사까지 논란이 인다면 자칫 국정 동력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후 인선에서 청렴함이 검증대상에 우선시되냐'는 질문에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행하고 시행할 인사가 우선적인 새 정부의 인적 기용"이라며 "국민 기대감이 워낙 커서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공석이 되며 대통령실 인사도 지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민정수석을 비롯해 AI미래기획수석, 경청통합수석과 국가 안보실 1~3차장 인선도 지연되고 있다.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발표 또한 늦춰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내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는 만큼 추가 인선은 순방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 수석 사의에 이례적인 모습도 연출됐다. 검찰 특수통 출신의 민정수석 임명에 우려를 표해왔던 여권에서는 오 수석 사의에 환영한다고 반응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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