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중동발 대외 위기…이재명 정부 '경제 살리기' 첫 시험대

국제유가·환율·금융 시장 출렁…이 대통령 "필요 충분한 조치 강구"
내수부양-물가잡기 난제…추경 편성 규모 등 결정에 '돌출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이재명 정부가 비상계엄 이후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중동발 대외위기가 발생해 정권 초반 국정운영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에 불안이 높아지면서 국내 경제에도 대형 악재가 더해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향후 서민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가뜩이나 고공 행진 중인 물가에 상승 압력이 더해질 것으로 보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기대되는 경기 부양 효과가 반감될 우려도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에 기습 공습을 감행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모하마드 바게리 군 참모총장 등이 숨져 이란의 대대적 군사 보복이 예상된다.

중동 정세는 장·단기적으로 국제경제에 상당한 충격파를 안길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즉각 반응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양국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 고착화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우리나라의 수출·소비·투자 등 실물경제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자금조달비용 등 생산·유통 비용이 늘어 물가가 치솟으며 내수는 가라앉고 수출 경쟁력이 저하되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 경제에 미칠 여파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중동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수경기 위축 대응책으로 추진 중인 추경 편성 규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규모 추경 자금이 시중에 풀릴 경우 물가 상승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그러나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 역시 시급한 만큼 추경의 적정 수준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대표적 서민 정책인 주가 부양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친다. 이 대통령의 전날 세제혜택 등 제도개선 방침에 코스피 3000 돌파가 기대됐지만, 중동발 악재로 오히려 뒷걸음질 치며 이날 코스피 지수는 2894.62로 장을 마감했다.

약달러에도 달러·원 환율이 다시 1370원을 돌파하는 등 환율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이란 공습 관련 경제안보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문제 때문에 유가와 환율, 주가 등이 많이 변동하고 있다"며 "안정화 국면을 지나고 있던 우리 경제가 상당히 불안한 상태로 빠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부 충격 때문에 우리 경제가 더 이상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면서 "경제·안보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한, 충분한 조치를 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선 "우리 정부에서 충분히 필요한 조치를 잘해 나갈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하던 일을 열심히 잘하시면 저희가 최대한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