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물꼬 튼 최상목…'편성 시기·지원 대상' 합의가 관건

"신속집행 우선"→"국정협의회 가동시 논의 가능" 기류 변화
한은 이어 여당, 국책연구기관 등도 필요성 언급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5.1.21/뉴스1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 합의를 전제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가능성을 열었다. 조건부이긴 하나, 그동안 올해 예산의 신속집행만을 강조했던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정치권과 당국 안팎에선 추경 편성 시기와 규모, 지원 대상 등이 여야정 합의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2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정부 국정협의회가 조속히 가동되면,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가장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는 재정의 기본원칙하에, (추가적인 재정투입을)국회와 정부가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행과 기재부는 지난해 국회에서 감액만 이뤄진 예산안 통과 이후에도 추경 요구를 일축해왔다.

그러나 이후 12·3 계엄령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 정치불안으로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부진 연장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이날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통상정책 변화에 따라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마저 타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계엄령 사태 이후 일부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신속한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 대행은 계엄령 사태 이후에도 올해 예산안의 신속집행을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신속집행 추진계획에서 올해 중앙정부 예산안의 67%인 170조 2000억 원의 역대 최대 규모 신속집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추경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놓지는 않았다. 최 대행은 지난해 12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생이 여러 가지로 어렵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는 전적으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동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뿐만 아니라 '추경 절대 불가' 방침을 밝혀온 국민의힘 내에서도 추경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이재명표 예산'으로 언급되는 지역화폐 예산을 제외하고라도 추가 재정 투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일방적으로 통과된 예산안을 조기 집행하는 데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1분기 정도 넘어서 필요성을 보겠다는 게 기본입장이다. 추경은 살아있는 생물 같은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날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세재정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장들도 최 대행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추경 편성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기관장들은 "통상 환경 변화 대응과 민생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거시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무차별적 현금지원 방식은 내수진작 효과가 제한적이며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목표로 한 맞춤형 선별적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