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선택은 '옥중정치'…극단행동 촉발하면 '중도층 반감'

윤 "시간 걸려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 바로잡겠다"
변호인단 수사 정당성 흔들기…"법절차 외면, 지지자 폭력 부추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1.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내란 수괴 혐의로 19일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옥중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발신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동시에 변호인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의 정당성을 흔들기 위한 법리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남은 카드가 결국 '여론전'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해 공수처와 특검의 수사를 견제하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여론을 활용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이후 강경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을 모으는 데 주력해왔다.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이틀 앞둔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그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고, 새해 첫날에는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친필 서명이 담긴 편지를 보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 15일 체포 직전 영상 메시지에서도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며 지지층의 단결을 촉구했다.

17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직후에도 변호인을 통해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고 들었다"며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보수·우파 지지자들의 단결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대통령실 역시 침묵을 깨고 영장 발부에 유감을 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새벽 영장 발부 직후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다른 야권 정치인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피의자 방어권을 총동원하며, 수사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체포영장에 불복해 체포적부심을 청구했고, 구속영장을 을사늑약의 부당함에 비유하며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법치가 죽고, 법양심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말조차 차마 꺼내기 어려울 정도의 엉터리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윤 대통령의 전략은 지지층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극단적 행동을 촉발해 정치적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도층의 반감을 사면서, 장기적으로 정치적 기반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이날 새벽 격분한 지지자들이 서울 서부지방법원으로 난입해 유리창과 사무실 집기 등을 파손하고 경찰관을 폭행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판사X 나와라"라고 외치며, 서부지법 7층 판사실까지 뒤진 것으로 파악됐다. 18~19일 이틀간 서부지법 불법 집회로 인해 총 87명이 연행됐다.

논란이 커지자, 윤 대통령은 옥중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 표현해주길 당부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사법 절차에서 최선을 다해 비상계엄 선포의 목적과 정당성을 밝힐 것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결사항전 의지를 다졌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법질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합법적 절차를 수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이를 따르는 지지자들 역시 폭력에 의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의 행동이 법질서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면서 "강성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가 지속될 경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나 선거 결과에 대해 불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에도 헌재 결정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차벽을 들이받는 등 폭력 사태를 일으켜 3명이 사망한 바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오전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 사태가 발생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5.1.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