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실톡톡] 尹 "모든 나라 만나겠다"…엑스포 유치전과 외교
엑스포 위해 각 국가 만나며 외교 지평선 확대
교류 없던 국가와도 스킨십…기업 비즈니스 기회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정부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 각국을 돌며 정상을 만나 활발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엑스포를 위해 모든 국가 정상과 만나겠다고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엑스포 외교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엑스포 유치 이외에도 세계 각국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한국의 외교 범위를 넓히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과거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참모진에게 "단 한 나라라도 안 빼고 다 만나겠다"며 부산엑스포 유치에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열세인 상황에서 각국의 마음을 돌리려면 직접 만나 한국의 유치 의지를 보여주며 설득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부산엑스포 유치는 윤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통령실에서는 엑스포 유치전을 담당하는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을 필두로 김윤일 미래정책비서관 등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등 주요 인사도 총출동해 각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는 중이다. 이들은 각국 정상에게 윤 대통령 메시지를 전하며 부산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1표를 끌어모으고 있다.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소속 모든 국가가 동등한 1표를 행사한다.
대통령실은 엑스포 유치전이 엑스포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이면에는 더 큰 외교적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과 외교관계가 전혀 없었던 나라를 만나면서 '외교 바운더리'를 넓혔다는 것이다.
정보 수집 효과도 있다. 엑스포 앞에서는 소위 개발도상국이나 약소국이라고 해도 한국이 아쉬운 입장이다. 각국을 설득하려면 상대국이 어떤 나라이고 한국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철저한 파악이 필요하다. 현재 외교부와 대한상의 등이 '원팀'으로 외교와 경제 현안을 파악하고 정보를 취합해 유치전에 활용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작게는 소규모 무상원조를 원하는 곳도 있고 한국 기업과 협력을 요구하는 곳도 상당히 많다"며 "협력 요청이 파악되면 각 기업에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엑스포 유치전에 동행한 기업들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국가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고 사업 구상에 활용하는 중이다.
각국에 관해 축적된 정보는 엑스포 유치전이 끝난 뒤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가 목적이지만 한국의 외교나 경제 영역을 확대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사전 정지작업으로 '정치외교'를 통해 향후 상대국과 본격적인 외교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계로 따지면 딥러닝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직접 각 국가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면 누가 실세고 국가적인 의사결정을 하는지, 어떤 가려운 점이 있는지 다음에 외교로 이어질 때 참고할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엑스포 유치전은 과거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강대국에 집중된 한국 외교 지형을 다변화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엑스포 유치전 과정에서 아프리카에 한국 공관 수가 현저히 적은 것을 보고 공관을 늘려나가라고 방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아프리카에 총 18개 공관을 설치해 두고 있다. 일대일로(一带一路) 구상으로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은 대사관이 53개가 있으며, 일본도 54개를 가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에 진출해 사업을 모색해 보려고 해도 도움을 받을 공관이 없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세계 각국으로 네트워크를 넓히는 것은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윤 대통령의 외교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세계 속에서 한국이 선진국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세계 각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도 한국의 국가 위상을 경제 위상에 맞는 정도로 외교 수준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깊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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