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불법행위' 칼 겨눈 尹…민생·개혁 '동시 포석'

尹, 금주 수출전략회의 주재하고 건설현장 불법행위 해법 논의
'민생범죄' 시리즈로 챙기는 尹…노동개혁 동력 확보 '투트랙'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2기 국민추천 포상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2.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조합 불법행위'에 칼날을 겨눈다. 회계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노조에는 국고보조금 등 재정 지원을 끊고, 건설 현장에 만연한 월례비 요구, 노조 전임비 강요, 채용 장사 등 건설노조의 부당행위에 엄정 대응을 주문할 방침이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주 초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대책'을 보고받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은 건설현장 불법행위 현황과 원인, 대책을 종합 보고할 예정이다.

건설노조의 만성적 불법행위는 건설산업 기반 자체를 위협할 수준으로 도를 넘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국토부가 지난달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주간 접수된 불법행위가 2070건에 달했으며 '월례비 강요' 1215건(58.7%), '노조 전임비 강요' 576건(27.4%)으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이 '건설노조'를 콕 집어 불법행위 근절에 나선 데엔 3대 개혁 중 최우선 과제인 '노동개혁'을 신속 추진하는 동시에 서민과 청년, 중소기업 등 을(乙)들이 피해를 입는 '민생 범죄'를 뿌리뽑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건설노조의 '채용강요', '채용장사'가 대표적이다.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조합원 채용 강요'가 57건으로 4위를 차지했는데, 노조 간부 자녀의 채용을 강요하거나 금품을 받고 일자리를 주는 행위로 청년들의 정당한 기회를 빼앗았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30세대 공무원들을 만나 "산업현장에 노조 간부의 자녀가 채용되고 남은 자리로 채용 장사를 하는 불법행위를 정부가 방치하면 민간 경영자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산업현장에서 터를 잡은 불법을 놔두면 그게 정부인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민생'과 '경제'에 초점을 맞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3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한 '상생금융' 방안을 주문했고, 14일에는 전통시장을 찾아 장바구니 물가를 챙겼다. 15일에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올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밝히기도 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2.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특히 윤 대통령은 '전세사기', '주택·중고차 허위매물 및 가짜광고', '건설현장 불법행위' 등 불법행위 현황과 대책을 순차적으로 보고받고 있는데, 서민과 청년 등 우리 사회 약자를 울리는 민생 범죄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전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오늘 관계 장관들에 엄정한 대응을 지시한 '전세 사기' 문제의 피해자는 대부분 청년과 서민"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노조의 취업 사기, 채용 장사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민생·경제 행보로 여론 눈높이를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노동개혁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끌어내는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지율과 개혁동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2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살림살이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 전망'은 39%로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5월(22%)과 비교하면 17% 급증한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5%로 전주 대비 3%포인트(p) 상승했지만, 부정 평가(58%)의 최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가 19%로 가장 높았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민생과 경제에 치중해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주도 대부분 민생·경제 일정으로 채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이번주 수출전략회의에 참석한다"며 "농수산업 수출 확대 방안과 K팝을 포함한 K콘텐츠 수출 전략 보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