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민하는 '핵공유' 방식은…핵우산 강화·韓 인근 상시배치?

尹 "다양한 의견 경청…다양한 가능성 꼼꼼하게 따질 것"
나토식 핵기획 협력·인근 전술핵 공유…재배치는 가능성 수준

북한이 전날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시험 발사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13일 서울역 내 TV에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2022.10.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북한이 7차 핵실험까지 강행한다면 한반도에서의 위협 수위는 어느때보다도 높아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전술핵 위협에 대응해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통한 북핵 억제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 국내와 미국 조야에 확장억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기 때문에 잘 경청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확산억제에 대한 강화는 기존의 확산억제에서 양적, 질적으로 변화가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손을 잡고 한국과 미국이 같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말을 종합하면 확산억제 방식을 놓고 다각도에서 고민하고 있고, 전술핵 재배치는 그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열어둔 법령을 제정하고,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약 2주에 걸쳐 진행했다. 북한의 위협 수위가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강행했던 2017년보다도 높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한미 동맹,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보다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상황에 따라 전술핵 재배치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안을 협의하고 논의하고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태용 주미한국대사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금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라고 하는 그런 범주 속에서 해답을 찾고 있는데, 앞으로 상황 발전에 따라선 여러가지 창의적인 해법도 조용히 정부 내에서 검토를 해봐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전술핵 고도화 전략에 맞서 전술핵 재배치와 함께 이에 준하는 한반도 인근 핵공유 방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기획 그룹 구성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방안 등이 거론된다.

나토는 지난 1966년 12월 핵 기획그룹을 창설해 회원국 사이의 핵 정책을 기획·논의·결정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재에도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터키) 등 5개 비핵 유럽 회원국 영토 내 150~200기의 미국 전술핵무기(B-61)가 있으며 핵 통제권은 전적으로 미국이 갖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지만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많아 까다로울 수 있다. 이 경우 나토식 핵공유도 선택할 수 있는 카드다. 국내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 놓고, 핵 통제권은 미국이 갖고 있지만 적시에 투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위배된다는 부담이 있다. 또한 중국 등 인접 국가들을 자극하고 동아시아 국가간 핵무장을 촉발할 수 있어 미국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상시 배치하는 방안은 북핵과 '공포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전술핵 재배치'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기보다 한반도 인근 수역에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등을 배치하는 것이다.

미국 전문가들도 한국에 전술핵 무기를 배치하는 것보다 이런 방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곳에 (핵)무기들을 두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며 "그런 이유에서 미국이 태평양에 있는 탄도미사일 잠수함 중 하나를 가지고 북한을 상대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핵추진 항공모함이나 잠수함을 한반도 주변에 상시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구체적 방안이고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이라 답변 안하겠다"고 말했다.

나토식 핵기획 그룹 구성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방안과 관련해 지난해 2월 미국 외교 전문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가 바이든 행정부에 아시아 핵 기획그룹 창설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는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핵심 동맹국들을 포함한 아시아 핵 기획 그룹을 창설해 미국의 핵 기획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같은 핵 기획그룹 구상을 한국에 우선 적용해 북핵 대응 기획 단계에서 한미간 공동 보조를 맞추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당시 이 보고서가 시선을 끌었던 이유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을 좌장으로 한국, 미국, 일본, 나토 회원국들의 외교·국방장관, 안보수장 들이 대거 참여했고 오바마 때 외교·안보 인사들이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 특성상 이들의 권고가 상당 부분 고려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