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날 금강송 심은 文…"盧대통령 느티나무 좋아하셨다"(종합2보)
국립수목원 기념식수…울진 산불서 버틴 25년생 금강송
15차 세계산림총회 홍보…종자은행 방문해 생물다양성 보전 강조
- 박혜연 기자, 김상훈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김상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청와대 참모들과 국립수목원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경기도 포천 소재 국립수목원을 찾아 높이 3.6m에 달하는 25년생 금강송을 심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식수한 금강송은 경북 울진에 있는 금강송 군락지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달 4일 발생한 경북 울진 산불이 10여 일간 지속되면서 당시 금강송 군락지 역시 화마의 위협을 받았지만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가까스로 방어에 성공했었다.
문 대통령은 "산림청에서 이번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말했고 최병암 산림청장은 "현장에서 불 끄는 직원들은 정말 목숨 걸고 (했다)"며 "이번에 큰 산불에서 버텨줬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가 있는 나무인 것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산림청 직원에게 흰 장갑을 받아 착용하고 식수를 한 뒤 땅까지 단단히 다졌다. 문 대통령이 "우리가 삽질을 다 해버렸다"고 말하자 김 여사는 "얌전하게 잘 하셨다"며 "마음이 편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식수한 금강송은 2007년 5월17일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가 식수한 주목의 왼편에 심어졌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식수한 주목을 보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느티나무를 좋아하셨다"며 "느티나무를 1순위로 (심으려고) 했는데, 느티나무는 아주 넓게 퍼지니까 공간이 넉넉해야 하지만 그렇게 (공간이) 안 크다고 그래서, 고심 끝에 공간에 맞춰서 주목으로 (했다.) 그때 (저도) 왔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반대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가 2002년 4월5일 식목일에 강원도 평창에서 가져와 식수한 금강송이 있었다. 김 대통령 부부가 심은 금강송은 당시 수령이 17년이었지만 현재 8m 넘게 훌쩍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크게 잘 자랐다"고 감탄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가 식수한 나무도) 조금 자라면 짝을 이루겠다. 원래 나무가 짝을 이뤄야 좋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웃으며 "언제 자라겠습니까"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30여 년 후"라고 웃으며 답했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2002년이 유엔이 세계 산림의 해로 지정한 해"라며 "그때 의미가 커졌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비석으로 기념비를 만드셨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식수를 마치고 기념촬영에 이어 국립수목원 내 숲 생태 관찰로, 전나무숲, 쉼터 등 산책로를 탐방했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들과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식수 행사에는 산림청장과 국립수목원장 외에도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유연상 경호처장,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 박경미 대변인 등이 함께했다.
이번 방문은 당일 '지구의 날'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다음 달 2일부터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15차 세계산림총회'를 홍보하고 탄소중립과 국가식물자원 보호에 대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계획됐다.
국립수목원은 2010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자 역대 대통령들이 기념식수를 해 역사성과 상징성이 있는 곳이라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0년 식목일에 14년생 은행나무를 심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0년 30년생 '독일가문비'를,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9년 분비나무를 각각 심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 '반송(盤松)'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금강송'을 심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황금색 '주목'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구상나무'를 각각 식수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2003년 개원한 종자은행(Seed Bank)를 방문해 종자보전을 위한 장기저장고 등을 돌아봤다. 종자은행은 국가 유전자원의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야생종자를 확보하고 보전하기 위해 설립됐다.
종자은행은 우리나라 자생식물 종자 147과 733속 2020종의 약 1만500여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반도 특산식물과 희귀식물뿐 아니라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국가 등 국외종자도 1294종 보유하고 있다. 시험·학술·연구 등 목적으로 산학연 56개소에 종자를 분양해 활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멸종위기식물의 보전을 위한 산림청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현장 방문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의 지구사랑, 아직 늦지 않았다"며 "저도 오늘 금강송 한 그루를 지구에 투자하겠다"고 예고했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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