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보수정권 '브레인'들…최상목·김태효, 尹 인수위 합류

'천재 관료'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로…연금개혁·주식양도세 폐지 설계
'MB 외교책사' 김태효, 외교안보분과로…실사구시·상호주의 안보 예고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1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했다. 과거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브레인'으로 꼽혔던 정책통 인사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윤석열 정부 5년의 거시경제 및 외교안보 정책 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최상목 전 차관을 인수위 경제1분과(거시경제) 간사위원으로, 김태효 전 기획관을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으로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최 전 차관은 1985년 행정고시 29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천재 관료'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온 핵심 브레인으로 통한다. 그는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당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 수립에 기여해 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투자자보호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부총리 정책협력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기재부 1차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주요 공직에 기용되지 못했다가 윤 당선인 인수위의 경제1분과 간사로 복귀했다.

최 전 차관의 '맨파워'도 묵직하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그는 윤석열 당선인의 3년 후배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조해진 의원,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등과 법대 동기다. 기재부 선배인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와 원 기획위원장, 강석훈 교수 등이 인수위 참여를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은혜 대변인은 최 전 차관의 임명 배경에 대해 "거시 경제·금융 정책 분야 등에서 엘리트 보직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앞으로 소상공인 지원과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연금개혁, 주식 양도세 폐지 등 경제공약을 정부 부처와 원만히 협의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김태효 전 기획관도 정권교체로 부활했다. 그는 이명박(MB) 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안보 전반에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다. MB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비핵·개방·3000'과 '베를린 구상'이 김 전 기획관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가 이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과외교사'로 불렸던 배경이다.

김 전 기획관은 동북아 외교에 있어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북한의 위협에 있어 일본의 협력이 북한의 전략을 복잡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대북정책에서는 한미 공조에 기반한 원칙론을 고수했다.

특히 북한이 '비가역적인' 핵 폐기 조치에 나서면 국제사회의 경제지원과 안전보장 약속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른바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방식의 협상 방안도 구상했다. 이는 '힘을 통한 평화'라는 윤석열 당선인의 대북 정책 기조와도 맞닿는 부분이다.

김 전 기획관은 국방 분야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기여했다. 지난 2012년 체결된 한일군사정보협정(지소미아)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체결이 성사된 뒤 한일 간 '밀실 협정'이 이뤄진 것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4년 4개월간의 청와대 생활을 마치고 스스로 사의를 표했었다.

김은혜 대변인은 최 전 기획관에 대해 "국제정치학 박사, 외교안보 전문가로 강한 군대를 통한 튼튼한 안보와 한미 동맹, 대북정책 개선을 우선하고 국익을 앞세운 외교안보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윤 당선인의 실사구시 원칙,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문제 해결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