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헛걸음·조화 금지·퀴즈…文대통령 모친상 '이모저모'

정치권 조화도 반송…시민들, SNS등으로 애도

3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故강한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도착한 조화가 장례식장으로 들어가지 못한채 반송되고 있다. 2019.10.3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김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 장례식이 31일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장례 미사 후 발인을 마쳤다.

현직 대통령의 모친상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정치권 안팎에서는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내왔고 미국·일본·중국·러시아 주한대사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국내에서도 사회 각계 주요 인사들이 고인을 기렸다.

다만 문 대통령이 2박3일간 꾸려진 가족장을 친지들과 함께 조용히 치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많은 정치인들은 빈소에 들어가지 못해 헛걸음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문 대통령이 모친상에도 '조문 불가' 입장을 이어가면서 흔들리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풀이하고 있다. 현직 국무위원부터 '문재인 1기 참모진'로 불리는 인사들이 '대통령 원칙'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걸음을 한 만큼, 이들을 실제로 되돌리긴 쉽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로 문재인정부 1기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과 30일 빈소를 거듭 찾았지만 성당에 들어가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또 현직 국무위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성당 근처 사무실을 두고 있는 오거돈 부산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등도 문상하지 못했다.

이른바 '청와대 1기 참모진'도 부산을 방문했지만 끝내 발길을 돌렸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전 대변인, 권혁기 전 춘추관장,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자문위원 등이다.

물론 '복심'으로 알려진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야당 대표들의 조문은 받으며 예를 표하기도 했다.

조기와 조화 역시 정중히 사양됐다. 실제로 빈소가 차려진 추모관 내부에서도 조화와 조기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 손학규 대표, 김영주 민주당 의원 등의 조화가 반송되는 장면이 취재진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가족장 마지막날이었던 이날 열린 장례미사에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의 성당 입장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 시민들의 성당 입장은 장례 내내 제한됐다. 대통령 경호처 등 입구를 통제하던 청와대 측 인원들은 사흘 동안 일반인들이 출입하지 못하게 했다.

입장이 허용될 줄로 알았던 일부 시민들은 경호처 측에 '강 여사를 위해 기도하고 가면 안 되나' '조화만 전하면 안 되나'라고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모두 돌아갔다.

일부 시민들은 문 대통령의 친척이라고 거짓말하고 들어가고자 했지만 결국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중 몇몇은 입장이 제한되자 경호처 측에 목소리를 높이며 완강하게 항의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

이날 장례미사에서는 천주교 신도들의 입장이 허용돼 사실상 일반인의 성당 입장이 처음 이뤄졌지만, 신도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까다롭게 진행됐다.

성당 입구쪽에서 신부가 입장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확인용 퀴즈를 내서, 못 맞힌 사람들은 결국 입장을 할 수 없었다.

이처럼 조문과 조화를 직접 전하지 못한 몇몇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입구 밖에서 조용히 기도 등을 했다. 빈소가 마련된 29일 이후 성당 앞에는 애도를 표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늦은 저녁까지 계속 이어졌다.

조문을 원했던 몇몇 시밈들은 빈소 밖에도 조화를 둘 곳이 마땅치 않자 성당 주위 전봇대 등에 국화를 테이프로 붙이기도 했다. 일부는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애도글을 올렸다.

성당을 찾은 시민들은 이날 강 여사의 운구차에 국화꽃과 손을 흔들며 문 대통령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故 강한옥 여사 장례미사를 마친 후 운구차가 장지로 향하고 있다. 2019.10.3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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