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주요기업 비공개 간담회…靑, 고심 속 '정중동' 전략(종합)

靑 "대외 경제 불확실성 의견 교환…향후 소통 이어가기로"
文대통령, 현재까지 공식언급 없어…對日메시지 시점 주목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7.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청와대와 정부가 7일 주요 기업과 만나 일본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제한 등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대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적극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참석 기업이나 참석자, 간담회의 자세한 내용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김 실장과 홍 부총리가 서울 모처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3개 그룹 총수와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외출장 일정으로 불참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우려가 큰 삼성과 롯데 두 기업에서 총수 대신 다른 다른 고위급 간부가 참석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와 같은 보도에도 추가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다만 사태 초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의 공식대응으로 역할을 넘겼던 '로키'(low-key, 절제된)의 간접 대응 수준에서 한 단계 강화해 비공개로 청와대가 직접 기업들과 만나는 것으로 끌어올렸다.

'정중동'(靜中動) 대응 기조에는 청와대의 고민이 역력하다. 일본의 규제 조치는 정치·외교적 보복이 경제분야로 이어진 케이스다. 이해관계가 정치와 외교, 경제까지 다양하게 얽혀있어 '강 대 강'으로 섣불리 대응했다가 생길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갈등 구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선명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정치적인 도발에 전면 대응으로 나설 경우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규제 조치와 관련해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문 대통령이 공식적인 대일(對日) 메시지를 낼 경우의 파급력을 고려하고 있다. 거꾸로 문 대통령이 공식 메시지를 낸다면, 그때부터 청와대가 전면 대응 기조로 나선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청와대는 실질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기업의 입장도 고려하고 있다. 기업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해법을 찾기 위해 일본으로 출장을 가는 등 기업이 자체적인 노력을 뒷받침하겠다는 셈법도 있다.

결국 청와대는 현 단계에서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공식적인 대응을 하는 주무부처를 필두로 이를 조정하는 한편, 기업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예측 가능한 피해상황을 방어하기 위해 비공개로 움직이겠다는 기조로 읽힌다.

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대신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김상조 실장을 비롯해 노영민 비서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등 참모진이 발 벗고 나선 것 역시 이러한 선상이다.

다만 청와대의 '한발 늦은' 움직임에 기업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본이 우리나라 핵심 산업 품목만을 선별해 규제조치를 할 정도로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음에도 청와대는 사태가 커지자 뒤늦게 나섰다는 지적이다.

피해 당사자인 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목소리도 있다.

당분간 청와대의 '정중동'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 문 대통령이 국내 30대 대기업 총수 등 주요 기업인을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때 구체적인 메시지나 해결 방안이 언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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