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지방선거 앞 잇단 '악재'에 긴장
비서관 '공천 개입' 의혹에 '선거 중립 의지 훼손' 우려
사표 수리 방침 불구 野 공세에 '조기 수습 난망' 시각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임종훈 민원비서관이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출마 신청자 면접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야 정치권에서 '관권선거'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여당의 지방선거 출마자들에 대한 이른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당(여당)에서 치르는 것"이라며 관련 현안과의 '거리두기'를 계속해왔던 상황.
박 대통령도 취임 초 국가정보원 등의 2012년 대선개입 의혹사건으로 호된 '홍역'을 치른 경험을 거울삼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거 국면에 임하는 국가기관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거듭 강조해왔다.
그런 와중에 이번 임 비서관 문제가 터지자, 청와대는 즉각 당사자로부터 사표를 제출받는 등 그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선거를 앞두고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할 청와대가 정작 '집안단속'엔 실패했다"는 등의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을 지낸 임 비서관은 지난달 22일 6·4지방선거 경기도의원 및 수원시의원 후보 출마를 검토 중인 당내 인사 15명과 등산을 한 뒤 면접을 통해 이 가운데 일부 인사를 공천에서 배제토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임 비서관은 지난 7일 해당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 "7년간 해당 지역구를 관리했던 전직 당협위원장으로서 출마 예정자들에게 조언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파문이 커지자 "물의를 일으킨데 대한 책임을 느껴 사퇴한다"며 8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에 청와대는 이르면 오는 10일쯤 임 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관련 보도 하루 만에 임 비서관의 사표 제출이 이뤄지고 수리 방침까지 정해진데 대해 "평소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선거 중립 의지와도 무관치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달 4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동안 지방선거 때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줄서기와 선거중립 훼손 문제가 지속되고, 흑색선전과 사전선거운동, 지역이기주의 조장 등 불법·편법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선거에선 이런 일이 결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 2월4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올해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이번 정부의 첫 (전국적) 선거로 반드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돼야 한다"며 "우리 정부에선 선거중립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할 때 절대 용납하지 않고 엄단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보다 앞선 작년 10월31일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선 국정원 등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앞으로 정부는 모든 선거에서 국가기관은 물론, 공무원 단체나 개별 공무원이 혹시라도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엄중히 지켜나갈 것"이라며 "특히 내년도(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런 일련의 의혹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한민국의 선거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청와대의 사표 수리 방침에도 불구하고 "임 비서관 문제가 조기에 수습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임 비서관 건의 경우 "공무원의 선거 중립 위반 여부에 관한 문제를 넘어, 청와대 등 여권 핵심부의 '보이지 않는 손' 논란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
실제 여권 내에선 박 대통령이 수차례 '선거 중립'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광역지자체장 후보 등 주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에 대한 청와대의 '사전 내락'설(說)이 끊이지 않았던 상황.
심지어 박 대통령 본인이 6·4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출마 의사를 밝힌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전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잘 되길 바란다"는 취지의 격려성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의 유 의원 격려 발언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야권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에서 벌어진 이 같은 일련의 사안들을 향후 대여(對與) 공세에 적극 활용할 태세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은 청와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관리, 즉 지지율 관리에만 신경 쓰면 됐지만, 임 비서관 문제가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법적으로 선거에 직접 개입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동안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관리 등을 통해 그 지지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해왔다고 한다.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야당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경우 여당의 득표율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임 비서관 문제로 인해) 청와대가 선거의 한복판에 끼어든 모양새가 됐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최근 국정원 조력자 김모씨의 자살 시도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 대한 국정원의 증거조작 의혹 또한 지방선거를 앞둔 청와대 등 여권이 맞닥뜨린 또 하나의 '난제(難題)'로 거론된다.
청와대는 일단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의 대응방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나, 야권에선 "6·4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흠집 내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등 이에 따른 여야 간 충돌 또한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야권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여권이 어떤 수위의 대응을 하는지 여부도 변수가 될 듯하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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