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폴란드 정상회담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합의"(종합2보)
경제·통상 및 T-50 수출 등 국방·방산 분야 협력 확대 논의도
- 허남영 기자,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허남영 장용석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22일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키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코모로프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폴란드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전날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 중이다.
주 수석은 "양국 정상은 1989년 수교 이래 양국 관계가 전 방위적으로 확대·발전해왔음을 평가하면서, 특히 2004년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 수립 이후 우호협력관계의 실질적 성과를 토대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에게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한국과 유사한 (식민지배)경험을 공유하고 단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달성한 공통점이 있어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껴진다"면서 "역사적 유사성에 따른 연대감을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로서 실질 협력 관계를 더 증진시켜나가자"고 말했다.
코모로프스키 대통령도 "이번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을 만족스럽게 평가하고, 앞으로 양국 간 협력이 보다 성숙해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정무, 경제·통상, 국방·방위산업, 정보통신, 보건·의료, 문화·교육 등 제반 분야에서의 양국 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과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정세, 주요 국제현안 등에 관해서도 두루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폴란드가 중유럽 지역에서 한국의 최대 교역·투자대상국 가운데 하나"임을 강조하면서 폴란드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원만한 활동을 위한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코모로프스키 대통령도 "한국 기업이 다른 나라 기업들에 앞서 폴란드에 투자함으로써 폴란드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투자 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 현재 추진 중인 '경제특구법' 개정이 마무리되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야누슈 피에호친스키 폴란드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은 "조만간 폴란드와 한국 간의 직해운 항로가 개설되면 양국 간 경제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두산중공업과 KT 등 우리 기업들이 폴란드 크라쿠프 소각로 건설사업과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운영사업을 수주한데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히며 "앞으로 원자력발전과 전자정부 등의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나가자"고 말했다.
또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의 등과 관련, "양국 간 교역을 전반적으로 확대해 무역 불균형도 해소해나가자"고 화답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또 올해 양국 정부 간에 보건의료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것과 관련, "제약 분야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양국 간의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며 "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정보기술(IT) 기반 보건의료시스템 분야에서 양국 간에 경험 공유와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폴란드 제약시장 진출 △폴란드산(産) 화장품·농식품 등의 한국시장 진출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박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이어 양국 간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양국 간 공동학술연구 프로젝트 추진 등을 제안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시행중인 정부초청 장학생 사업에 우수한 폴란드 학생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코모로프스키 대통령과의 이날 정상회담에서 T-50 국산 고등훈련기와 잠수함 등의 우리나라의 방산 기술을 소개하며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양국 간 국방·방산 분야 협력 확대의 모멘텀이 마련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T-50 고등훈련기를 비롯해 폴란드 측과 4억~5억달러 규모의 방산 분야 수출 협의를 추진 중이며, 이번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정부 간 '국방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정부 간 국방협력 협정 체결에 대해 "국방·방산 분야의 협력 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코모로프스키 대통령도 "한국 방산 분야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폴란드 군(軍)의 현대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아직도 제약점이 많다"고 부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폴란드 측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주고 있다"며 사의(謝意)를 표시한 뒤 우리 정부의 대북(對北) 및 외교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을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아시아와 유럽을 아우르는 유라시아 협력 구상으로 제시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핵(核) 개발과 도발이 지장이 될 수 있다"면서 "중립국감독위원회(NNSC)의 일원인 폴란드가 한반도 평화·안정에 있어 보다 적극적인 역할과 기여를 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자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특히 "폴란드와 독일, 러시아 간의 (과거사 관련) 화해 경험이 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과 역내 국가 간 역사 인식 문제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확인하고, 다자(多者) 무대에서도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더불어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폴란드 초청 의사를 밝혔으며, 박 대통령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문이 성사될 수 있도록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자"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와 폴란드 양국 정부는 이날 회담 뒤 두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국방 협력 협정과 2중 과세 방지 협정 개정의정서 등 모두 2건의 정부 간 협정을 체결했다.
nyhur@news1.kr, ys417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