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북핵 보유 및 추가 핵 실험 결연히 반대"(종합)
지난 6월 이어 발리에서 두번째 양국 정상회담 개최
시 주석, 6월 정상회담 때 보다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 표명
시 주석 6자회담 재개 입장 밝혀
- 허남영 기자
(발리=뉴스1) 허남영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 북한의 핵 보유와 추가적인 핵 실험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중 양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이날 정상회담에 참석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북핵 문제의 악순환이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6자 회담' 재개를 언급했다고 이 고위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에 박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며 비핵화가 단시일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측 기본 입장을 전달했으며, 6자 회담 재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진정성과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엄격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박 대통령은 최근 중국 상무부가 안보리 제재 결의안 이행조치 일환으로 수출 통제 품목 목록을 발표한 것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6월 양국 정상회담 때 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북한의 핵과 관련해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및 '9·19공동성명'을 포함한 국제의무와 약속이 성실히 이행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시 주석의 발언 수위와 관련해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반대하고 추가적인 핵실험에 결연히 반대한다. 또한 안보리 결의를 지지하고 이행조치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힌 것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분명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이야기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런 변화가) 지난 6월 국빈방문 이후 한중 양국 간에 전략적인 소통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조의 일환이고 구체적인 징표"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정상회담 이후 3개월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가진 두 정상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등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당(唐)나라 시인 왕지환의 시 '등관작루(登鸛雀樓, 관작루에 올라)'의 한 구절인 '갱상일층루(更上一層樓)'를 언급하며 지난 6월 정상회담 이후 한층 격상된 양국 관계를 평가했다.
시 주석은 지난 6월 정상회담 때 양국 관계의 발전을 희망하는 뜻에서 왕지환 시인의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천리를 바라보려고 누각을 한 층 더 오른다)'란 시구가 적힌 서예작품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었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 6월 박 대통령의 국빈방문 이후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크게 심화시킨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가 증진되고 정치적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특히 장기적 안목에서의 신뢰 강화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연내 중국 고위 인사의 방한을 시사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차관급 전략 대화와 외교안보 분야 국책연구소 간의 전략대화도 조기에 개최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협상과 관련해 중국은 2단계로의 수준 높고 균형적인 협상을 기대했으며, 박 대통령은 현재 진행중인 협상의 조속한 마무리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국의 협조와 지지에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탈북자 문제에 있어서 중국 정부의 협조와 개성공단 정상화 과정에서의 건설적인 역할을 높게 평가하고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하고도 행사 사흘 전에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다.
시 주석은 지난 수개월 사이 한반도 정세의 완화를 '남북관계에 두꺼운 얼음이 녹는 과정'에 비유하면서 이런 정세 변화를 이끈 박 대통령의 전략적 안목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진전을 우리말로 '희망'을 뜻하는 '축언'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필요한 협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중 정상회담은 예정시간인 30분을 넘겨 45분간 진행됐으며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nyhu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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