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시진핑-펑리위안 부부와 오찬(종합)

전날 정상회담·국빈 만찬 이어 양국 협력 방안 등 논의
박 대통령, 펑여사에 "퍼스트레이디 책임 해봐서 이해한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찬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보다 내실화해나가기 위한 다양한 구상과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래협력 방안, 그리고 △동북아시아 역내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오늘 오찬은 어제(27일) 열린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에 더해 박 대통령에 대한 시 주석의 우의와 신뢰를 나타내기 위해 중국 측에서 특별히 마련한 것"이라며 "중국을 방문한 다른 나라 외국 정상들에게도 흔치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이날 오찬에 함께 해 더 화기애애하며 친밀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05년 저장성(浙江省) 당서기 자격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시 주석을 만난 이래로 개인적 친분을 쌓아왔지만, 펑 여사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날 오찬에서 지난해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한 사실을 들어 "당시 도저히 참석할 수 없는 사정이었는데도 양국 관계를 중시해 무리였지만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중국에선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돼라(先做朋友 後做生意)'는 말이 있다고 중국어로 소개했다"고 말했고, 이에 시 주석은 "분명히 중국 기업인들의 마음에 깊은 감명을 주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중국어 구사에 대해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펑 여사에게 "주석 부인으로서 책임이 무겁지 않냐. 나도 과거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서 그런 점을 이해한다"고 말하자, 펑 여사도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오찬에서도 한반도 평화통일이 각국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중국이 향후 한반도 비핵화(非核化) 구현과 평화 통일과정에서 좋은 동반자가 돼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도 공감을 나타내면서 특히 "박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낙관적으로 본다. 한국이 신뢰프로세스를 잘 추진해 나감으로써 남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한중) 양국 간 긴밀한 협의를 유지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구현해 나가는데도 중국도 협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한중 양 국민 모두 안중근 의사를 존경한다"는 점에서 하얼빈역 안 의사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할 것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정부기록 보존소 내 기록 열람과 관련한 협조를 시 주석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유관 기관에 잘 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양국 신(新)정부가 출범한 이후 이번 박 대통령 방중이 많은 성과를 통해 희망찬 장래를 제시하고, 서로의 이해를 심화시키는 등 좋은 시작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에 박 대통령에 대한 팬이 많아 TV에서 연일 박 대통령 소식을 전하고, 특히 여성과 젊은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서로 긴밀히 협력해 재임기간 중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에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날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오찬은 박 대통령의 숙소인 베이징(北京) 시내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부터 오후 1시25분까지 1시간55분간 진행됐다.

우리 측에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 수석이, 중국 측에선 양제츠(楊潔篪) 국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각각 배석했다.

한편 시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방중(訪中) 첫날인 전날 오후 인민대회당 동문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부터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양국 청소년 공동 접견, 조약 서명식 및 공동 회견에 이어 이날 오찬에 이르기까지 이틀 간 무려 7시간여를 함께했다.

이와 관련,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어제(27일)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국빈 만찬, 오늘 오찬은 양국 정상 간의 우의와 신뢰관계를 강화하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