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방중 때 '西安' 방문… 시진핑 정치적 고향(종합)

靑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 경제협력·문화교류 확대 기대"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2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뒤 29일부턴 지방도시인 시안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시안 방문을 마친 뒤 30일 오후 귀국한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방중(訪中) 기간 방문할 지방 도시로 시안을 선정한 배경에 대해 "시안은 3000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고도(古都)로서 현재 중국 '서부 대개발'의 거점이고, 베이징·상하이(上海)와 함께 중국 내 3대 교육 도시의 하나"라면서 "중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고대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시안은 우리나라와 중국 서부 지역 간 교류·협력의 중심지로서 현재 많은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고, 앞으로도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중앙아시아 및 유럽 진출을 위한 전진 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한·중 간 미래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큰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 이후 확대되는 동·서부 지역 간 경제적 격차 확대를 줄이기 위해 국토 균형 발전과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국가 장기 프로젝트로서 '서부 대개발'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안엔 현재 국내외 1만6000여개 기업이 입주한 하이테크기술산업개발구 등 6개 개발구가 설치됐고, 중국 유인 우주선 기술의 요람으로 일컬어지는 서북 공업대도 이곳 시안에 위치해 있는 등 전체 800만명의 인구 가운데 대학생이 60만명, 대학원생이 7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변인은 또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때 방문하는 지방도시를 지리적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이번 시안 방문 결정의 고려 사항이 됐다"고 부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을 국빈 방문한 우리나라 대통령이 베이징 외의 지방도시를 찾은 것은 모두 5회이며, 이 가운데 4회는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 임시정부가 있던 상하이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1992년 9월)과 김영삼 전 대통령(94년 3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98년 11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2003년 7월)은 각각 중국 동부의 상하이를 찾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 방중 때 칭다오(靑島)와 청두(成都)를 방문했었다. 이 전 대통령의 청두 방문은 쓰촨성(四川省) 지진 피해와 관련한 위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이외에도 청와대 주변에선 시안과 인근 옌안(延安)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적 기반'이란 점도 박 대통령이 시안 방문을 결정하는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953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시 주석은 시중쉰(習仲勛) 전 국무원 부총리의 아들로서 어려선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왔으나, '문화대혁명' 시기인 1969년 '지식청년'으로 분류돼 16세 때부터 옌안에서 7년간의 하방(下放) 생활을 겪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처음엔 옌안 생산대에서의 고된 일과 낯선 환경, 거친 음식 등으로 힘든 시절을 겪었으나, 이후엔 옌안에서의 생활이 자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회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시안 방문 기간 중 산시성 고위 지도자를 접견하고 산시성과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 아울러 박 대통령은 시안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 시찰과 동포 간담회, 유적지 시찰 등의 일정도 계획 중이다.

시안의 대표적인 유적지로는 진시황릉과 병마용 등이 있으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지난 1998년 방중 때 첫 도착지로 시안을 택해 가족들과 함께 병마용을 찾아 텐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냉각됐던 양국 관계를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우리 기업 중에선 LG상사, 심텍, SK텔레콤, KMW, 다산네트웍스 등이 시안을 중심으로 한 산시성 일대에 진출해 있으며,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7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 중이다.

이밖에 산시성은 지난 2008년 경상남도와 우호협력관계를, 2013년 경상북도와 자매도시 결연을 맺었고, 시안은 경주시(1994년), 진주시(2011년)와 각각 자매결연도시 및 우호교류도시 협정을 체결했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이번 시안 방문은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중 처음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부의 국정기조인 경제부흥과 문화융성 측면에서 한·중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 확대시키고 문화교류를 촉진시켜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