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업무보고 막바지…'인사실패' '北 이슈'에 묻히기도

靑 고위관계자, "잘 보도해달라" 당부도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안전행정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3.4.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근혜정부의 첫 부처 업무보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21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작해 지난 5일 법무부와 안전행정부의 업무보고를 진행, 아직 장관이 임명되지 않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등을 제외한 15개 부처의 업무보고를 마친 상태다.

지난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에서 출범 후 3월 초부터 시작해 같은 달 말까지 업무보고를 모두 끝낸 것과 비교하면 이미 열흘 가까이 업무보고가 지연된 셈이다.

이번 업무보고는 박근혜정부의 향후 5년의 밑그림을 보여주는 자리로, 박 대통령은 매 업무보고에서 '현장'과 '부처 간 협업' '국민행복'을 강조했다. 또 2~3시간 동안 진행되는 업무보고 중 장관의 발언을 20분으로 제한해 실무·현장 공무원의 발언 기회를 늘렸다.

그러나 연이은 장·차관급 인사의 낙마를 둘러싼 인사 실패 논란과 북한의 도발 등으로 인해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과 민생 공약 추진 의지 등이 부각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첫 업무보고 일정부터 삐걱거렸다. 당초 청와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을 시작으로 업무보고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업무보고를 3일 앞두고 황철주 전 중기청장 내정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일정을 바꿔야 했다.

3일로 예정됐던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도 한만수 전 공정위원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로 업무보고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 아직 장관조차 정식 임명되지 않은 미래부와 해수부도 마찬가지다. 관계부처인 미래부와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도 아직까지 업무보고 일정을 잡지 못했다.

청와대는 8일 국민권익위원회와 법제처 업무보고를 받고, 맨 마지막 업무보고를 국무조정실로부터 받는다는 방침만 정해둔 상태다.

◇업무보고 3대 키워드…'국민행복'·'현장'·'협업'

박 대통령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국민행복 △현장 중심의 정책 피드백 △부처간 칸막이 해소를 통한 협업 시스템 정착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박 대통령은 매 업무보고 때마다 국민 중시와 현장 중시 기조를 강조했다.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첫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은 "어려움이 있어도 국민만 보고, 국민만을 위한 행정을 해 달라"며 "국민행복을 달성하는 데 가장 기초 토대가 복지와 안전이다. 두 부처의 역할이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데 매우 중요하고, 복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국민행복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도 "외교·통일 정책 모두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한 뒤 "국민중심, 현장중심 국정운영 철학에 맞춰 외교부와 통일부도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업무보고에서 현장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4대 원칙 중 하나로 제시한 '현장 중심의 정책 피드백 시스템' 정착은 부처별 업무보고에도 적용됐다.

업무보고를 청와대가 아닌 현장에서 진행하는가 하면 장관보다는 실무·현장 공무원의 건의 사항을 수렴하는 토론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현장 중시 발언을 자주 했다. 지난 달 29일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은 "고용정책과 여성정책은 현장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며 "현재 유연근무제와 육아 휴직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두 부처가 협력하고 진단해서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7일 "대통령께 보고를 하는 양식이 아니고 국민과의 대화 중심의 업무보고를 했다"며 "한 부처당 (장관의) 업무보고 시간을 20분으로 제한했고 나머지는 현장에 계신 분이 나와서 애로사항을 얘기하고 대통령에게 질의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업무보고는 지난 인수위원회 당시 부처 업무보고와 마찬가지로 부처간 칸막이를 해소하는 데 방점을 뒀다.

앞서 박 대통령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일에 장·차관들부터 솔선수범 해달라"며 "어떤 경우에도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국정과제 추진이 지연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하루 한 개의 업무보고를 받던 관행을 벗어나 관련 부처와 기관이 함께 업무보고를 하도록 형식을 바꾸고, 업무보고에서 각 부처별 칸막이 해소 대책도 빠짐없이 보고하도록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부처별 칸막이 해소를 위한 협업형 업무보고가 부처별로 이뤄졌다"며 "부처별로 일종의 서열이 있었는데 그 서열을 다 파괴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첫 업무보고를 복지부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사 실패'·北 위협 속 업무보고 주목 못 받기도

인수위 시절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장·차관급 내정자 등 7명이 줄줄이 낙마하는 등 잇단 인사실패 논란으로 업무보고는 국민적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인사 실패 논란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불통' 이미지가 보다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0% 초반대로 떨어졌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청와대는 허태열 비서실장 명의의 '17초 짜리 대독(代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선 진정성 논란 등 오히려 역풍이 불었다.

게다가 아직도 인사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 내정자와 윤진숙 해수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보고서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서 이 두 부처는 아직까지 업무보고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

두 장관의 경우 지난 달 25일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됐으며,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인사청문을 요청한 지 20일이 지난 오는 15일부터 대통령이 임명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그 전에 업무보고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들어 계속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위협도 업무보고를 포함해 각종 이슈를 빨아들였다.

북한은 3차 핵실험 이후에도 최근 군통신선 차단, 전시상황 선언, 개성공단 폐쇄 경고, 외국대사관 철수 권고 등 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최근 정책 홍보에 집중하며 업무보고와 관련한 각종 브리핑 자료를 내놓고 있지만 좀처럼 부각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청와대는 이에 따른 고민을 반영하듯 업무보고와 관련해 보고의 특징과 박 대통령의 주요 발언, 주요 인물 등을 담은 보도자료 형식의 참고자료를 내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업무보고는 국민들한테 박근혜 정부의 5년을 알리는 중요한 업무보고"라면서 "잘 써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ke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