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前과장, 업체서 2906만원 금품 수수…법인카드로 금목걸이

16.9억 계약 관리하며 호텔·노트북·골프 접대…법인카드 51회 사적 사용
감사원, 업체 대표와 함께 수뢰 혐의 검찰 고발…업체 입찰 제한 요구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서울시 전직 과장이 자신이 계약 업무를 총괄하던 업체 대표로부터 2906만 원 상당의 금품과 접대를 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업체 법인카드로 고가 의류와 금목걸이를 사거나 호텔 숙박과 자녀 선물용 노트북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지역 토착비리 등 공직감찰Ⅰ'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서울시 전 과장 A 씨와 업체 대표 B 씨를 수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B 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와 총 16억 9000만 원 규모의 계약 5건을 발주하는 등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A 씨는 지난 6월 퇴직했다.

A 씨는 이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 B 씨에게 업체 명의 법인카드를 건네받아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51차례에 걸쳐 총 2103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가 의류와 금목걸이 등을 구매하는 데도 법인카드를 썼다.

감사 결과 B 씨는 카드를 건네면서 A 씨에게 "부담 갖지 마세요. 한도는 월 200만 원입니다.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숙박 편의도 제공받았다. A 씨는 지난해 1월 인천의 한 호텔에서 88만 원 상당의 숙박을 제공받은 뒤 같은 해 4월 해당 업체와 2억 4000만 원 규모의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2박에 268만 원 상당의 숙박을 제공받았다.

올해 1월에는 B 씨로부터 자녀 선물용으로 378만 원 상당의 노트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식사 4차례와 골프 1차례 등 68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 조사에서 A 씨는 해당 업체가 계약과 관련해 불이익을 받지 않기를 기대하며 금품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B 씨는 지난해 6월 계약 수주 이후 A 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해갈해 주는 단비 같다. 저희에게 기회 주셔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감사원은 A 씨와 B 씨를 수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시에는 해당 업체의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A 씨는 이미 퇴직한 만큼 비위 내용을 재취업·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고 인사혁신처에도 통보하도록 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