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성범죄 지도자 222명 아직 현장…학폭 선수 152명 대회로"
감사원, 대한체육회 감사…국대 선발 불공정·인권보호 사각지대 확인
"회장 전횡에 내부통제 붕괴"…상임감사제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 요구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감사원이 대한체육회 운영 전반을 점검한 결과, 폭행·성범죄 전력이 있는 지도자 222명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학교폭력 가해 선수 152명이 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가대표 선발과 훈련 지원에서도 이해충돌 방치와 자의적 결정이 반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 전횡에 따른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4일 오전 '대한체육회 운영 및 관리·감독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국가대표 선발·훈련지원, 선수 인권침해 보호, 종목단체 지도·감독, 체육회 기관운영 등 4개 분야에서 다수의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는 지난해 2월 17일부터 4월 4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스포츠윤리센터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2022~2024년 29개 종목단체에서 국가대표 선발방식 결정과 후보자 평가를 맡은 이사·경기력향상위원 70명이 직위를 유지한 채 국가대표 지도자로 지원·선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해충돌 우려가 큰데도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대표 선발 관련 이의신청 24건 중 13건은 체육회에 보고조차 되지 않았으나, 대한체육회는 별도 확인 없이 승인 처리했다. 농구협회와 철인3종협회 등 일부 종목단체에서는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지도자를 선발하고도 그대로 승인한 사례가 확인됐다.
훈련지원 과정에서도 합리적 사유 없이 지원등급을 조정하거나, 전 선수촌장이 특정 종목의 입촌훈련을 1년간 제한하는 등 자의적 결정이 이뤄졌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국외훈련비를 일괄 취소해 일부 종목의 국제교류에 차질을 빚은 사례도 지적됐다.
진천선수촌 38개 훈련장 중 28곳은 최근 3년간 연간 이용률이 50%에 못 미쳤고, 이 가운데 16곳은 30%에도 못 미쳤다. 그럼에도 미입촌 종목의 훈련장 사용을 제한하는 등 경직적 운영으로 시설 활용도를 낮췄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선수 인권 보호 체계도 허술했다. 2020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폭행·성폭력 등으로 체육지도자 자격이 취소된 인원 중 222명이 학교 등 체육 현장에서 지도자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경력 조회가 가능한 자격증 보유자만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 요구가 6년째 시행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는 게 감사원 설명이다.
징계정보 통합관리도 미흡해 자격정지 이상 징계를 받은 일부 지도자가 다른 단체로 옮겨 활동한 사례도 적발됐다. 학교폭력 가해 선수 152명은 2022~2024년 각종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부 종목단체가 선수 개인 후원을 획일적으로 제한해 경기력 향상 기회를 제약하고도 개선 검토 없이 방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기관 운영 측면에서는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이 정관을 위반해 이사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자의적으로 구성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협의 없이 예산규정을 개정해 행사성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등 방만 운영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취임 후 자신 또는 선거캠프 인사가 추천한 인사들을 위해 자문기구를 다수 신설했으며, 평창동계훈련·교육센터장 직제 설치가 반대되자 TF 형식으로 운영한 사례도 감사 결과에 포함됐다.
감사원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에 주의요구 및 제도개선 통보를 하고, 상임감사제 도입과 자체 감사기구 독립성 확보 등 내부통제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 전 회장의 비위 행위는 재취업 및 공직후보자 검증에 활용할 수 있도록 문체부에 인사자료로 통보했다.
감사원은 "대한체육회는 정부 예산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임에도 감시·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 단체로서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외부 및 내부 통제를 재설계하는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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