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한파·AI시대' 불확실성에 공무원 '재인기'…30대 이상 수험생도 증가

2년 전 32년 만의 최저치 기록한 국가직 9급 경쟁률, 2년간 상승세
처우개선 등 노력 이어져…'중고신입' 30대 이상 수험생 비율도 증가세

지난달 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공시생이 수험서를 살펴보는 모습. 2026.1.4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수년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상승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 및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취업난이 작용한 이유도 있지만, 정부의 처우 개선과 함께 정년보장이라는 안정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선발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28.6대 1로, 전년 대비 4.3대 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발 예정 인원은 3802명으로 전년 대비 528명 줄었음에도, 지원자 수는 3607명 증가한 10만 8718명에 달했다.

국가직 9급 경쟁률은 2011년만 해도 93.3대 1까지 치솟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12년 72.1대 1로 하락한 뒤 하락세를 보이며 2024년 21.8대 1까지 내려왔다. 이는 1992년 19.3대 1 이후 32년 만의 최저치였다.

공무원 인기의 하락에는 저연차, 특히 하위직 공무원들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24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업무성과 대비 보수 적정성'에 대해 부정적 응답(전혀 그렇지 않다+그렇지 않다)이 절반을 넘어선 54.3%로 조사됐다. 긍정적 응답(매우 그렇다+그렇다)은 10.9%에 그쳤다. 특히 8~9급 하위직 공무원은 64.2%가 부정적, 7.6%가 긍정적이었다.

'유사 업무 수행 민간기업과 비교 시 적정성'에 대한 설문에는 응답자의 66.1%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8~9급의 경우 70.1%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직 의향'의 경우 8~9급 응답자의 56.4%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로 '낮은 보수'를 1순위(73.2%)로 꼽았다. 이런 응답은 하위직 공무원뿐만 아니라 10년 차 이하 공무원들에게 두드러졌다.

다만 2년 전부터 상황은 변하고 있다. 정부는 열악한 처우와 격무 등으로 떨어진 공직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저연차 공무원 처우를 높이고 있다. 공무원 보수는 지난 2024년 2.5%, 2025년 3% 인상에 이어 올해 9년 만의 최대 인상 폭인 3.5% 올렸다.

특히 7~9급 저연차 공무원의 보수는 이에 추가 인상분 3.1%를 더해 초임 기준 6.6% 상승했다. 환산하면 올해 9급 초임 공무원의 봉급, 수당 등을 합한 보수는 연 3428만 원으로, 월평균 286만 원을 받게 된다.

정부는 처우뿐만 아니라 격무 부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수당 인상 및 인사 혜택 등 복지 개선 등도 꾸준히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 침체에 따라 '청년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AI 확산으로 인해 전문직마저도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정성이 커지는 점도 공무원 인기 반등의 이유로 꼽힌다.

민간 경력을 갖춘 '중고신입'으로 분류되는 30대 이상 지원자 비율이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인사처에 따르면 올해 30대 지원자 비율은 36.9%로, 2021년 30.6% 이후 매년 상승했다. 30세 이상 지원자의 경우에도 2021년 37.8%에서 매년 증가해 올해 48.6%를 차지했다. 지원자 평균 연령도 2024년 30.4세로 처음 30대에 진입한 뒤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30.9세를 기록했다.

기업을 다니다가 공무원 시험 수험생이 된 A씨(31)는 "민간에서 일하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수험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최근 공무원 처우도 많이 개선되고 있고, 무엇보다 언제든 잘리거나 망할 수 있는 기업에 있는 것보다 낫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AI 시대에 수많은 산업, 직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아직은 그나마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 공직"이라며 "정부의 공무원 처우 개선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란 점에서 공무원 인기도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