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눈물 마르게 하는 '은행 뺑뺑이' 없앤다…'원스톱 금융 상속' 공론화

권익위, 가상계좌 활용한 '일괄 집금 및 자동 정산 서비스' 도입 추진
온라인 설문서 "찬성한다" 93%…전문가 등 간담회 통해 입법까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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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가족이 세상을 떠난 뒤 남긴 금융자산을 상속받기 위한 '은행 뺑뺑이'를 없애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시스템 마련에 나선다.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전문가 및 부처와 의견을 공유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입법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11일 일 권익위에 따르면 상속 금융자산의 인출 과정을 비대면·디지털로 전환하는 '상속 금융자산 가상계좌 통합 정산서비스' 도입을 위해 공론화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행정안전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망자의 금융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그러나 상속인들이 실제 자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자산이 존재하는 모든 금융기관을 개별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특히 방문할 때마다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 인감증명서, 위임장,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중복해서 제출해야 하며, 비대면 계좌 개설이나 자동이체는 본인 명의만 가능해 사망자 명의의 계좌를 정리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권익위는 이에 '방문 없이, 서류 없이' 상속 처리가 가능한 3단계 행정 절차를 고안했다. 상속인들이 '정부24' 등을 통해 본인 인증 후 가족 간에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표상속인을 지정하고, 자금 수령 권한을 위임하는 전자 약정을 체결하면 '상속자산 집금용 가상계좌'로 상속 자산이 모이고, 전원이 동의한 상속비율에 따라 자산이 자동 송금된다.

권익위는 시스템 도입을 위한 공론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18일부터 31일까지 정책소통 플랫폼 국민생각함에서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총 1910명이 참여한 가운데 58.95%는 매우 찬성, 33.19%는 찬성으로 93%가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권익위는 IT 강국인 한국에서 여전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어려움과 해외로 떨어져 사는 가족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마련했다. 앞으로는 전문가, 정부 부처, 국회의원 등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공론화하고, 입법 추진도 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시스템 도입에 걸림돌이 되는 금융실명제법이나 민법 등에 있어 개정할 부분은 개정하고, 시스템 운영을 맡을 부처 선정 조율에서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권익위는 국민들의 불편함을 많이 듣는 기관이고, 어떻게 하면 불편을 줄일 수 있을지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국민들과 함께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공론화를 진행하고, 추후 정부나 의원 입법을 통해 해당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