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갈색·콜롬비아 연두색·에콰도르 붉은색…李총리 의상외교
경유지 '리스본·휴스턴'에서도 국빈급 의전…도로통제
영예수행장관 모든 일정 영접…모레노 대통령, 오찬 중 '노래'도
- 최은지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비행거리 4만213㎞의 중동·중남미 순방의 중요한 포인트는 외교 공백 최소화였다.
국무총리로서 쿠웨이트는 11년만, 콜롬비아는 37년만, 에콰도르는 1962년 수교 이래 최초 방문이다. 포르투갈은 13년만, 휴스턴은 1968년 공관 개설 이해 최초 방문이다.
이에 이 총리는 당일 일정과 국가, 도시의 특성에 따라 정장과 넥타이 색깔을 세심하게 매치해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는 상대국에 대한 배려가 들어간 이 총리의 철학이기도 하다.
1일(현지시간)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연륙교를 방문하면서 이 총리는 연회색 정장에 하늘색 바탕에 돛단배 모양의 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맸다.
해상연륙교는 전통적으로 어업에 종사했던 쿠웨이트를 상징하기 위해 주탑을 돛단배 모양으로 제작했는데, 연회색 정장은 연륙교, 하늘색에 돛단배 무늬 넥타이는 바다와 주탑을 상징한다.
쿠웨이트 일정 셋째날(2일) 이 총리는 연한 갈색 정장에 같은 색 넥타이를 매치했다. 이 총리의 모든 일정을 동행하며 영접하는 쿠웨이트 왕족인 '영예수행장관'의 의상 색깔과 맞춘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등 5대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하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클림퓨얼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하는 일정도 고려됐다.
콜롬비아에서는 '자연'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연두색을, 에콰도르에서는 밝은 파란색에 빨간색 포인트로 '병정'을 연상시키는 의장대의 복장에 맞춰 이 총리는 짙은 감색에 톤 다운 된 붉은 넥타이를 맸다. 이는 강력한 색감으로 표현되는 과야사민의 미술관 일정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손흥민·文블렌딩·마음의 세금…美 휴스턴 고속도로도 통제
각 국가와 도시에서는 특별한 의전으로 이 총리를 맞이했다.
쿠웨이트에서는 우리측 모든 수행원단에 왕국인 '바얀궁'을 숙소로 제공했다. 수행원단을 위해 향신료를 뺀 현지 음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이 참여한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연륙교 개통식 행사에는 90세 고령의 사바 알-사바 국왕이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했고, 이날 행사는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 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으로 이 일정을 꼽았다.
마르주크 알리 알-가님 국회의장을 면담했을 때는 축구선수 손흥민이 깜짝 언급됐다. 마르주크 의장은 축구 구단주일 정도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만 준다면 어떤 협상도 필요없다"는 쿠웨이트측 인사들의 농담에 이 총리는 "축구협회에 의사를 전달하겠다.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받아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콜롬비아에서는 70분 예정이었던 이반 두께 마르께스 대통령과의 단독·확대회담이 160분 진행됐다. 또한 이례적으로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고 이는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 총리는 두께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오찬에서 '문 블렌딩'을 소개했다. 콜롬비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커피를 4:3:2:1로 섞는 문재인 대통령의 커피 블렌딩 방법이다.
이에 두께 대통령은 "대사관을 통해서 콜롬비아의 4개 지역의 커피를 1:1:1:1로 블렌딩해 문 대통령께 드리겠다"고 말해 현장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에콰도르에서는 레닌 모레노 대통령과 오토 손넨올스네르 부통령과의 단독 및 확대회담을 개최했고, 양해각서 서명식 장면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17개 언론사 70여명의 현지 취재진이 대통령궁에 모여 이 총리와 모레노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취재했다.
공식오찬장에서는 가수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의 'por una cabeza' 음악이 흘러나왔고, 이에 모레노 대통령은 이를 따라부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 노래는 모레노 대통령의 애창곡이기도 하다.
또한 이 총리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성당인 콤파니아 데 헤수스 성당에서 '키토시 명예시민증'과 '행운의 열쇠'를 받았다. 이는 키토시장이 외국 정상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국빈 수준의 예우다.
이 총리는 "명예시민은 세금을 낼 의무는 없다. 그러나 저는 마음의 세금을 충분히 내겠다"라며 "명예시민은 투표권을 갖지 못한다. 그러나 마음의 표를 시장님께 항상 드리겠다"라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웃음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이 총리의 연설에 우리 동포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경유지인 포르투갈 리스본과 미국 휴스턴에서도 국빈급 의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는 7월 방한 예정인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의 요청으로 1박2일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총리회담을 개최했다. 이는 7월 예정된 총리회담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도출하기 위한 사전회담의 성격으로 진행됐다.
미국 휴스턴시에서는 고속도로마저 통제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총리는 "시장님께는 감사하지만 시민들께는 미안하다"고 말했고, 실버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첫 방문이신 만큼 교통에 불편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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